두 시간도 채 못 잤는데 화장실에 가고 싶어 눈이 떠졌고, 화장실에 다녀온 후, 다시 잠들기를 청했으나 쉬이 잠이 올 거 같지 않아 그냥 일어나 버렸다. 어제 아침 9시까지 늦잠을 늘어지게 잔 탓이지 싶다. 가끔 이럴 때가 있다. 많이 피곤했던 탓인지, 잠이 부족했던 탓인지, 아침에 정신 못 차리고 늦게까지 잠을 잘 때가 있다. 그러면 새벽루틴도 못하고, 공부도 못하고, 하루가 아쉬움으로 가득한 듯 느껴지는 그런 날이 되고 만다. 하지만 스스로 내 몸이 원했으리라 위안하며 마음을 토닥여준다. 그런데 다음날은 오히려 일찍 일어나서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이렇게 반복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온전히 보내지 못한 하루를 아쉬움으로 보내곤 한다.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있으면, '내일은 더 알찬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거야' 하고 생각하자. 그때도 그랬었잖아~ 라면서...
오늘 아침 늦잠으로 9시에 일어나면서 스스로 걱정이 되었다. 내 몸에 대한 걱정, 공부를 못한것, 운동을 못하는 것 등등으로 마음이 많이 불편했다. 매일 하던 것을 못하는 마음이 꽤 무거웠다. 하루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상당히 무기력한 마음이 들었었다. 그래도 조금은 가벼이 여기자는 마음을 일부러 가지면서 출근 준비를 했는데, 막상 출근해서 학원일을 열심히 했고, 점차 기운도 나고, 역시 일을 해야 하는구나 싶었다. 만약 그대로 집에 있었으면 무기력증에 빠졌을 하루였을 거라 생각이 들면서, 사람은 역시, 아니 나는 역시 일을 해야 하는구나 했다.
토요일부터 마음이 불편해지면서, 주말에 너무 많은 계획을 세우지 말자고 마음먹었다. 평일에 하지 못한 것들까지 계획을 세우고, 막상 주말이 되면 평일보다도 부족한 날을 보내며 속상한 마음이 든다. '쉼'이 필요한데, 평일보다 빡센 주말을 계획하고, 망치고, 실망하고, 속상한 주말로 결말이 나니, 이 스트레스를 어찌하려고. 분명 잘못된 계획, 잘못된 욕심이다. 물론 평일에도 내 체력 때문에 생각만큼 해내지 못해 그 아쉬움을 주말에 채워보려는 마음임을 충분히 안다. 하지만 아쉬움의 연장이 주말의 무거움으로 남으면 나의 몸과 마음은 언제 '쉼'을 갖겠는가! 사람들과 비교하면 안 되겠지만 이 세상 사람들의 대부분은 나만큼도 열심히 살지 않는다. 나보다 몇 배로 열심히 사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체력의 한계가 있음을 인정해야만 한다. 주부로서 살림도 해야 하고, 직장인으로서 일도 해야 하고, 암경험자로서 내 몸을 위한 음식을 만드는 시간도 내야 하고, 힘겹게 운동도 해야 한다. 이것만 하기도 벅찬 삶을 잘 살아내고 있는데, 공부와 독서, 취미생활까지 모두 욕심내서 하려고 하니, 당연히 내 체력이 버티기 힘들지.
일요일인 그제는 다 내려놓고 싶다는 마음마저 들었었다. 1000시간 공부, 학원을 차리겠다는 꿈... 이것을 내려놓으면 어떨까 싶었다. 그러면 오전시간을 편하게 보낼수 있지 않을까? 졸리면 자고, 편하게 책 읽고, 사람들 만나고, 산책이나 하고, 그림이나 그리다가 출근하면 얼마나 편할까? 공부 안 하면 어때서? 그냥 지금 실력으로도 먹고살만한데, 굳이 이렇게 애쓰면서 공부해야 하는 건가?
그러다 이미 내 몸과 마음은 열심히 사는 것이 디폴트가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침에 눈뜨면 하루를 계획하고, 계획한 대로 실천해 나가는 삶의 기쁨을 이미 알아버렸다. 그런 하루하루가 모여 꿈이 커지고, 그 꿈을 향해 또 멋진 하루하루를 채워가고, 꿈이 실현되고, 또 다른 멋진 꿈을 꾸는 황홀함을 이미 알아버렸다.
다만 내 체력이 힘들어서 내 꿈을 쫓아오지 못할 때, 속상해하지 말고, 내 몸에 '쉼'을 주자. 졸리면 잠을 자고, 그 잠때문에 못한 부분은 다음날 오늘처럼 일찍 깨어나는 그 시간에 채워 넣고, 그것마저 안 되는 날은 잘 쉬었다고 생각하며 지나가자. 어차피 1000시간의 공부도 내 체력을 고려해서 2년 반으로 넉넉히 잡았으니 말이다.
일요일에 모든것을 다 내려놓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무기력해졌었는데, 하루 지나 월요일이 되어 그 아침을 잠으로 풀어냈을 때까지만 해도 그 무기력함이 연장되는 듯 생각되었는데, 사람의 몸이나 마음이 늘 한결같을 수 없음을 인식하며, 올라가는 날들도 있고, 내려가는 날들도 있으니, 너무 무기력증에 빠지지 말자 싶었다. 그런데 내 마음이 그래서인지 듣는 동영상마다 나에게 괜찮다고, 그런 날도 있으려니 하라고, 그리고 다시 힘내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그러면서 내가 내려놓아야 할 것들과 해야 할 것들이 정리되기 시작했다. 영어공부도 다 할 수 없으니 이것은 내려놓고, 저것은 계속하자 마음먹게 되었고, 주말은 그야말로 '쉼'을 위한 시간으로 내려놓자 결심했다. 주말마저 꽉 차게 일정을 짜 놓으니 내가 견딜 수 없었나 보다.
이제 학원일도 안정이 되어가고, 사람들과의 만남도 절제되어 가고, 오로지 나를 위한 시간으로 알차게 살아가면 된다. 멋지지 않은가! 아이를 다 키워놓고, 이제 장가를 보내고, 남들은 정년퇴임을 이야기할 때에 다시 일을 시작하고, 돈을 벌고, 이 일과 관련한 꿈을 다시 꾸고, 그 꿈을 위해 열공하는 나! 그 꿈을 위해 알차게 시간을 계획하고, 사람들과의 만남도 절제하는 나!
사실 사람들과의 만남은 이제 내게 큰 의미가 없다. 그동안 충분히 많은 만남을 가졌고, 이제 그만하면 됐다. 사람들이 내게 주는 의미도 옅어졌고, 현재 내 주변의 사람들이 나를 자극하게 하는 사람들도 아니다. 나의 심연을 울리는 사람이 없다. 이젠 내가 도약해야 하는 시간이다. 그들은 오히려 나의 도약을 방해하는 존재들이다. 그리하여 나는 그들을 잠시 내려놓는다. 시간과 체력의 부족 탓도 있음이다.
주말 동안의 힘듦, 무기력증으로부터 벗어난 어제의 일련의 마음의 변화를 통해 다시 한번 깨닫는다. 나는 열심히 사는 사람이어야만 하고, 열심히 살 것이고, 내가 목표로 하는 꿈을 꼭 이루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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