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새로운 화두가 된, '일을 계속해야 하나? 그만두어야 하나?'를 들고 어제 온종일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다. 이 생각이 일주일을 이어갈지 한 달을 이어갈지 나도 모를 지경이었다. 원장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어느 정도 알고 있고, 이제는 그것에 휘둘리지 않겠노라 마음먹었는데, 그리고 잘 지내고 있었는데, 내 몸이 안 좋아지면 마음이 무거워지면서 다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이 내 모든 것을 지배해 버린다. 건강이 우선이지, 스트레스 받으면 안 되는데, 좀 쉬고 싶다, 여행 다니며 살고 싶다... 등등...
출근하는 차 안에서도 내내 생각을 했다. 혼잣말로 장단점을 말해 보기도 했다. 그만두는 것에 무게 중심을 뒀을 때, 가장 내 발목을 잡는 것은 두 가지였다. 첫째는 경제적인 부분. 당연한 것이다. 내 월급으로 들어오는 돈이 없어지면 그만큼의 여유가 없어진다. 부모님과 지인들에게 베풀던 삶은 인색해질 수밖에 없고, 내 건강을 위해 구입하는 음식도 망설이며 돈을 지불하게 될 것이고, 알뜰하게 살림을 살기 위해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7월부터 다시 시작할 주식도 투자하지 못할 것이고. 경제적인 부분에서 참 많이 아쉬울 수밖에 없음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내 꿈이었다. 일을 그만두면 시간이 많아지니 내 꿈을 위해 투자할 시간은 많아질 것이다. 그러나 지금 하는 일과 관련해서 꾸는 꿈은, 이 일을 그만두면 많이 희미해질 테고, 많아진 시간 대비 몰입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영어가 아닌 사회복지를 두리번거리면서 찾아보게 되고, 나와 상관없는 어떤 다른 일을 찾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아무 일이나 하는 것이 과연 내가 원하는 삶이고 내 꿈인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조건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이던가? 전혀 아니라는 것에 방점을 찍을 일이다. 나는 영어를 가르치는 영어선생님이고 싶고, 영어를 더 잘하고 싶고, 영어를 더 잘 가르치고 싶고, 2,3년 후, 나의 실력으로 영어학원을 경영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있는 이 자리가 그 성장의 발판이 되어 줄 것인데, 이것을 내려놓고 그저 집에서 많아진 시간에 위안받으며, 마음대로 여행 다닐 수 있음에 행복해하며, 취미처럼 영어공부를 한다고 내 꿈이 이루어질까? 물론 악착같이 공부할 수 있다. 그러나 영어와 무관한 곳에 자리하고 있으면 그야말로 어느 세월에 꿈을 이룰까?
꿈도 내려놓고, 아끼고 살고, 오로지 건강만 생각하며 운동이나 하고, 좋아하는 영어공부도 취미로나 하고, 다른 취미활동 하면서 여유롭게 살 수도 있다. 내 주변의 지인들이 내게 바라는 것이기도 하다. 이럴 경우도 두 가지가 문제이고 그 두 가지도 위의 경우와 같이 경제적인 부분과 내 꿈과 관련이 있다. 첫째, 경제적인 부분은 알뜰하게 살면 된다지만, 취미활동을 하려 해도, 많아진 시간 동안 누군가를 만나려 해도 돈이 없으면 궁색해질 수밖에 없다. 나는 이렇게 궁색해지는 것이 싫다. 비참한 마음이 든다. 힘들어도 돈을 벌어서 내가 쓰는 것이 더 행복하다. 둘째, 내 꿈과 관련된 부분도 그렇다. 꿈꾸지 않는 삶은 상상해 본 적도 없다. 나는 꿈꿀 때 정말 행복하다. 비록 그 꿈을 향해 가는 길이 힘에 부대낄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을 꿀 때 정말 행복하고 살아있다고 느껴진다. 내 안의 심장이 쿵쾅대면서 나대는 것을 느끼고, 성공한 내 모습을 상상할 때 온몸의 세포들이 만세삼창을 부르짖는 듯 느껴진다. 나는 이 느낌이 정말 좋고, 이것들을 이뤄가며 성장해 가는 나를 볼 때 가장 행복하다. 이럴진대 꿈을 어떻게 내려놓는가! 그건 살아있어도 살아있는 것이 아니고, 나의 영혼이 빠져나간 느낌일 것이다.
그런데, 그런데 왜, 일을 그만두려 하는가! 체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체력이 약하니 정신력도 떨어지고, 모든 것을 접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다. 그런데 왜 그만두지 못하는가! 이미 내 몸은 루틴으로 단단해져 있다. 일찍 일어나고 공부하는 루틴, 멋진 꿈을 꾸며 하루를 설계하고, 일주일을 설계하고, 일 년을 설계하는 루틴, 감사하는 삶을 사는 루틴, 확언으로 나를 끌어올리는 루틴,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좋은 음식 먹고, 운동하는 루틴들로 이루어진 내 삶이 약해진 체력도, 그로 인해 다운된 정신력도 이겨내고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고 있다. 힘들다 하면서도 나는 이미 공부를 하기 위해 영어책을 펼치고 있고, 힘들다 하면서도 나는 이미 운동을 하려고 매트를 깔고 있고, 힘들다 하면서도 나는 이미 출근준비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미 하고 있는 그 행동들이 다음 행동으로 이어지고, 내 정신도 곧 긍정의 것으로 변화를 일으킨다. 그래! 삶은 살만한 거야! 나는 참 잘하고 있는 거야!라고... 5년 동안 내가 만들어온 나만의 루틴이 이제는 나를 지탱해 주는 힘이 되었다.
원장의 말과 행동은 그녀의 것이지 나의 것이 아니다. 나의 일은 그녀로 인해 제공된 것이긴 하지만, 그녀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지만, 그것을 넘어서서 나의 일 그 자체인 것이다. 그녀도 나를 잘라내고 싶은 것은 아니기에 잘해보고 싶을 테고, 자신의 욕심만큼 채워지기를 바랄 것이다. 그건 원장으로서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내가 하는 일을 원장이 알아주기를 바라며 근시안적으로 일하고 싶지 않다. 그건 결국 나의 일을 단명시키는 것이 불과하다. 내가 즐겁게 일하고, 내가 만족스러운 일을 하고 싶다. 이 일을 하며 보람을 느끼고 싶고, 내 실력을 더욱 키우고 싶고, 경영이나 다른 모든 면에서 성장하고 싶다. 원장 눈앞에서 보여지는 열심이 아니라, 진정으로 아이들을 위해 노력하는 선생님, 실력으로 돋보이는 선생님으로 성장하고 싶다. 원장이 바라는 것은 학원이 잘 되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일 것이고, 그녀만의 노하우일 것이니 최대한 그녀가 원하는 대로 해 주고, 나는 나의 성장을 위해 항상 긍정적으로 일하고 노력하는 모습이면 될 것이다. 30분 늦게 퇴근과 같은 자잘한 것에 목숨 걸지 않았다. 그 시간 동안 다음 수업 준비한다고 생각하며 일했다. 지금은 원장이 자기 혼자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이제 얼마 있지 않으면 분명 나 없이는 힘들다고 생각할 것이다. 내가 그렇게 만들 것이다. 그것 또한 나의 성장이다. 월급 인상은 그다음 문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영어공부와 학원일에 몰입하고, 주말은 여행과 독서, 취미생활 그리고 휴식으로 계획했다. 내 삶은 내가 만들어 가는 것. 그러니 멋지게 만들어가야 하지 않겠는가! 일상의 루틴을 멋지게 만들어 가고, 하루하루가 모여 매일 성장하고, 내 꿈을 이뤄나가고, 늘 더 멋진 꿈을 향해 노력하는 삶을 살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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