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가 되고, 수술을 받았다.
위암, 대장암....
주변에서 암에 걸린 사람을 볼 기회가 없어서 수술만 하면 끝인 줄 알았는데, 헐~ 항암도 해야 한단다.
그것도 8회에 걸쳐...
그렇게 2월부터 시작한 항암을 이제 마지막 8회 만을 남기고 있다.
그런데..... 자연치유에 대한 동영상과 책을 읽으며 내 의식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독극물에 가까운 항암제를 계속 투여해도 되는지 의문이 들었다.
내 몸은 이제 몸무게가 14킬로그램이나 빠져 웬만한 초등생 몸무게에 불과하다.
그러다 보니, 젤로다를 먹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금 나는 약 복용을 하지 않고 있다.
남편과 몇몇 지인들은 난리도 아니다.
하던 거 마저 끝까지 하라고. 현대의학을 믿으라고.
음...... 정말 혼란스럽다.
자연치유를 한다는 것은 굉장한 노력을 필요로 하는데, 솔직히 난 자신이 없다.
모든 음식은 유기농으로 구입해야 하고, 외식은 삼가야 하고, 녹즙을 만들어야 먹어야 하고, 하루에 물 2리터 마셔야 하고, 비타민c를 섭취해야 하고, 물이며 음식이며 모두 따뜻하게 먹어야 하고(차가운 음식은 금지. 그런데 나는 수박도 시원해야 맛있고, 물도 차가워야 마시고, 가끔 아이스크림도 생각나서 메로나를 먹기도 한다), 고기나 생선을 먹을 때는 탄수화물을 금해야 하고, 매일 운동을 하고, 반신욕을 하고.... 등등....
자기 절제, 철저한 자기 관리가 동반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이런 모든 것을 해낼 자신이 없다.
자주 보는 동영상의 유튜버도 그렇게 말한다.
철저하게 하지 않으면서 자연 치유한다고 하지 말라고.
슬프다. 항암과 자연치유의 귀로에서 난 이쪽도 저쪽도 아닌 것이다.
자연치유를 하겠다며 몇 가지 구입도 한 상태인데......
입에 맞지 않는다.
커피관장도 좋다는데, 매일 화장실에서 항문에 튜브를 넣고 2~30분을 보내야 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오전 시간을 온전히 나의 건강만을 위해 죽기 살기로 해야 하는데,
아직 죽음이라는 걸, 내가 암환자이므로 살기 위해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지 못하기 때문인지 자연치유에 대한 자신감이 사라지고 있다.
책만 주야장천 읽고 있는 중이다.
머리로만 이해하고, 행동으로 철저히 옮겨내지 못하는 내가 한심하지만, 여태껏 반복해온 식습관을 바꾼다는 것이 쉽지 않으니....
특히 운동하러 나가는 것이 왜 이리 귀찮은지....
책상 앞에 앉아 공부하고 책 읽는 것이 제일 편하고 좋다.
마지막 남은 8차 항암.
지인들 말처럼 마지막이니 끝내고, 천천히 자연치유의 길로 걸어가 볼까?
조금씩, 한 발씩,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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