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일상

취미도 공부도 미니멀하게

by 짱2 2023. 9. 23.

항상 새벽 1시, 2시에 눈이 떠진다. 10시에서 11시 사이에 잠이 드니, 세 시간 정도 잠을 자면 저절로 눈이 떠지는 거 같다. 이렇게 아침까지 깨어있으면, 아침식사를 하고, 청소를 하고, 공부를 하다가 졸려서 또 한숨 자게 된다. 의자에 앉은 채로 잠을 자면 한 시간 정도 자게 되고, 아예 맘 놓고 자면 거의 세 시간 가까이 잔다. 그런데 이 시간을 모두 합쳐봐야 5시간에서 6시간 정도에 불과하고, 어떤 날은 네 시간밖에 안 자게 된다. 잠이 너무 부족하다. 아침까지 푹~ 자고 싶은데, 불면증도 아니고 참 이상하다. 내일부터는 중간에 눈이 떠져도 잠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계속 잠을 청해보자. 

 

 

 

요즘에 계속 드는 생각이 있다. 내가 너무 과하게 많은 것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바로 그것이다. 영어공부도 생활속 영단어, ebs 영어, 김재우의 영어회화, 영어필사, 윔피키드까지 모두 다섯 종류다. 아침 세 시간 동안 이것을 해내려니 참 벅차다. 조금씩 집적거리다 마는 느낌이다. 취미생활도 마찬가지다. 펜드로잉, 펜글씨, 일러스트, 캘리그래피까지 모두 내려놓지 못하고 맘속에서 서로 부대끼고 있다. 

 

오랜만에 여성발전센터의 캘리그래피 강의가 시작됐는지 인터넷으로 확인을 해봤다. 동네 주민센터의 수업은 발전센터 강사님의 수업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부족하다고 생각되어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보류를 해 둔 상태다. 그런데 마침 10월에 수업이 시작되고, 대기자 명단에 올릴 수 있었다. 대기자 명단에 접수대기 시켜놓고, 주차부터, 출근 전 식사까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려하다가, 남편과 상의를 했다. 그런데 남편은 굳이 그것을 해야 하느냐며 나를 말렸다. 남편의 말이 아니더라도 하고 싶다는 마음과 너무 벅차다는 생각이 교차하던 참이었기에 수강료를 입금하지 않았고, 결국 수업은 취소되었다. 다시 한번 생각해 봐도 수강신청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 수강료와 더불어 주차비, 매번 점심까지 사 먹어야 하고, 집에서 발전센터로, 발전센터에서 학원으로 출근하는 기름값, 나의 에너지 소비까지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다. 수업이 있는 화요일은 공부도 하지 못하고, 아침 일찍부터 집에서 나와 돌아다녀야 하는데, 나의 주력인 영어공부할 시간도 늘 부족한데, 이렇게 하루라는 시간을 온전히 소비하면, 그리고 그 하루의 피로가 다음날까지 이어져 영향을 준다면 나의 일상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강신청을 포기하고 하루가 지나면서 내 삶이 미니멀이 아니라 맥시멈이라는 생각에까지 미쳤다. 공부도, 취미도, 씀씀이도 모두 그러하다. 버릴것은 버리고, 쳐낼 것은 쳐내야 한다는 마음이 커졌다. 

 

캘리그래피도, 일러스트도, 펜글씨도, 펜드로잉도 모두 인터넷으로 공부하고 있었다. 책만 사서 공부하는 것도 있다. 요즘은 이런 것이 많이 발전해서 이렇게만 공부해도 충분하다. 이것으로 돈벌이할 것도 아니고, 그야말로 취미인데, 굳이 돈과 시간을 들여 센터에 가야만 할까? 물론 강사님의 도움말이 중요하지만, 나중에 시간이 많이 생겼을 때 그때 이런 부분은 충족시켜도 될 것이다. 붓으로 쓰는 캘리그래피는 강사님의 도움이 더욱 필요하다는 생각에 센터까지 갈 마음이 들었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분의 책을 구입해 놓은 것이 있으니, 그것만 충실히 연습해도 될 터이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 돈도 안 들어가고, 오가는 시간도 절약되고, 내 배움의 욕구는 채워지는 일석삼조가 되었다.

 

취미생활은 주말에 하고, 평일엔 오롯이 영어공부에만 몰입하기로 계획을 세우고, 그 영어공부도 버릴것은 버리기로 했다. 같은 결이지만, 남은 23년 100일 동안, 다섯 개로 나뉜 공부 중 김재우의 영어회화는 1회 완독, 생활 속 영단어는 완전히 암기하기로 했다. ebs는 시간 날 때마다 짬짬이 공부해서 수능개념 2회 완독. 나머지 두 개는 24년에 다시 계획하자.

 

내 삶도 미니멀해져야한다. 이 부분은 좀 더 고민해 볼 생각이다. 취미생활과 영어공부의 방향을 잡은 것만으로도 행복한 새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