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은 늘 변화무쌍하다. 원장이 그러하고, 학원이라는 특성상 그러하다. 삶에 있어서 변화로움을 추구하지만, 그건 더 나아지는 내 삶을 위한 도전과 같은 것인데, 지금 내가 다니고 있는 학원의 변화무쌍함은 그야말로 번잡함이고, 필요악이다. 원장의 입장에서는 더 나아지려는 몸부림, 그녀의 열정으로 미화할 수 있겠으나, 제 3자라고 할 수 있는 나의 입장에서 보면 그녀의 변덕스러움, 넉넉하지 못한 품성, 인내심과 참을성의 결여,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의 결핍 등등으로 결론짓는다. 더 큰 틀에서 보면 아웃라인이 잡힐 것인데, 오로지 학원을 번창시키고, 돈을 벌겠다는 의지만 가득하니, 정작 큰 것을 놓치고, 돈도 멀어지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 그녀가 지금까지 만들어온 것에 박수를 보내지만, 앞으로 만들어갈 것에 기대가 크지 않음은, 그녀의 사랑의 마음이 적은 탓이다. 짧게 보면 그녀가 맞겠으나, 길게 보고, 크게 생각한다면 결국은 '사랑'이라는 것을 그녀는 모른다. 학원에 다니는 원생의 학부모에게 잘 보이려는 마음보다는, 아이들을 잘 가르치고 사랑하는 마음, 직원 한 명, 한 명에 대한 배려와 애정이 자신이 경영하는 학원이라는 나무에 물을 주고, 햇빛을 쏘여주는 것이라는 걸 그녀는 전혀 알지 못한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지를 잘라내고, 불필요하면 뿌리도 도끼로 내리친다. 나무가 무성해질 틈을 주지 않는다.
학원장의 번잡함, 변화무쌍함은 바로 나의 업무와 연관된다. 업무시간도 며칠 단위로 바뀌고, 월급도 수시로 바뀌고, 원장의 말도 상황에 따라 바뀐다. 내가 마음을 비우고 그 모든것을 받아들이기 망정이지, 다른 사람들 같으면 이런 학원에서 일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며 뒤도 안 보고 돌아설 것 같다. 그렇다고 월급이 많은 것도 아니니 말이다. 물론 원장은 자신의 학원이 최고이고, 자신은 직원들 눈치를 본다고 생각하고, 무척이나 배려해 주는 것처럼 생각한다. 모두 그녀의 착각이지만 말이다.
내가 마음을 비운 이유는, 원장의 그런 부분을 이미 알고 마음을 단단히 먹은 이유도 있겠고, 누군가의 말대로 오로지 '돈'만 보고 일하겠다는 마음도 살짝은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라면 나의 꿈을 위해서다. 내가 원하는 나만의 스타일로 최적화된 작은 공부방을 차리고, 그곳에서 내 체력에 맞는 정도의 소수정예 인원의 학생만 가르치겠다는 나의 꿈, 단지 영어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책도 읽고, 공부도 하고, 휴식도 취하고, 마음의 안정도 가질 수 있는 공간에서 즐겁게 일하겠다는 나의 꿈을 위해서 나는 오늘도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일하는 것이다. 앞으로 2년 3개월의 시간 동안 돈도 벌고, 학원의 노하우도 익히고, 가능하다면, 그리고 어쩌면 정말 꼭 가고 싶은 대학원도 다닐 시간이 그리고 돈이 필요하다. 이런 멋진 꿈을 꾸고 있으니, 변덕스러운 원장도 내겐 소소한 것에 불과할 뿐이다.
물론 처음에는 많이 부딪히고, 견디기 힘들어 그만 둘 생각도 했었지만, 지난 몇 개월의 시간동안 그녀에 대한 파악이 되었고, 이젠 내 마음이 단단해졌고, 무엇보다 내 꿈을 위한 도전 정신도 커져만 가고 있다. 2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나는 정말 많은 성장을 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영어실력, 경영능력, 그리고 경제력, 마음력까지.
어제, 원장은 원어민 선생님을 바꿨다. 내가 봐도 이번 결정은 옳았다. 하지만 나는 그녀에게 내 감정이나 의견을 피력하지 않는다. 나의 말들이 언젠가는 비수가 되어 꽂힐 수도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학원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이 나의 성장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모두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 노력할 뿐이다.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한다.
여러 부침의 시간을 겪으며 지금까지 오는 과정에서 잘 견뎌내고, 오히려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정신력을 길러 낸 것이 참 대견하고 다행스럽다.
어제 출근하면서, 출근하는 것과 출근하지 않는 것의 장단점을 비교해보았다. 혼잣말로 내 머릿속을 정리해 본 것이다. 결론은 출근하는 것이 낫다는 것. 출근하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이 운동하고, 더 많은 건강식을 먹게 될 거 같지 않다. 조금 더 공부하고, 조금 더 건강에 신경을 쓰겠지만, 시간이 많이 생기니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러 다니게 될 것이고, 뭔가를 더 배우러 다닐 것이 분명하다. 그러면 돈 씀씀이만 늘어날 것이고, 영어공부에 대한 열정도 현장이 있지 않음으로 인해 식어버릴 수도 있다. 집에서 편하게 쉬고 싶다는 마음도 살짝 있지만, 이건 지금 일하고 있기 때문이지, 막상 그만두면 또 뭔가 일을 찾아 두리번 댈 것이 분명하다. 나라는 사람을 내가 잘 안다. 그렇다면 기존에 하던 일이 훨씬 낫지 않겠는가! 그리고 영어의 늪에 빠져 있는 일이니 말이다.
체력관리, 마음관리 잘하면서 예쁘게 살자. 내 꿈을 키우면서 멋지게 살자. 2년 3개월의 시간을 개구리가 멀리 뛰기위해 움츠린 시간이라 생각하고 잘 견뎌내자! 해낼 수 있고, 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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