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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설거지부터 하자

by 짱2 2019. 8. 5.

오늘... 정말 덥다.

항암제로 추위를 많이 타다 보니... 지금까지 더위를 못 느끼고 살았다.

지난주 금요일, 친정엄마와 30분 이상을 뙤약볕에서 걸으니 '덥긴 덥구나~' 했지만,

오늘은 집에 가만히 앉아 있는데도 더운 걸 보니... 한 여름이구나 싶다.

남편이 퇴근해서 올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올 들어 처음으로 에어컨을 틀었다. 내손으로...

 

점심때 먹은 음식이 과했는지, 결국 조금 토해내고,

약간의 복통과 어김없이 찾아오는 설사 대마왕을 맞이하고 나니, 기진맥진, 잠이 들어버렸다.

오늘 컨디션은 꽝이다.

아침부터 녹즙 만들어 먹는다고 믹서기등이 꺼내어져 개수대에 그냥 놓여있고, 점심에 먹은 음식 설거지도 그대로 개수대에 있다. 도무지 설거지를 할 기운이 나지 않는다.

남편이 퇴근하기 전, 가지 삶아 무치고, 오이 냉국 만들고, 김자반 만들려고 했었는데... 이런 것들은커녕 설거지도 못하고 있으니...

 

내 삶은 암이라는걸 모르고 살던 2019년 이전의 삶과 암이라는 걸 알고 난 2019년 이후의 삶으로 나뉜다.

건강했던 삶, 암환자가 된 삶...

흥청망청 내 맘대로 살았던 삶, 모든 시선이 건강으로 집약된 삶...

암이라는 걸 알고, 갑자기 내 인생관이 확~ 바뀐다거나, 없던 감정이 불쑥 생겨나 완전히 다른 내가 된 건 아니지만, 나를 돌아보고, 주변을 돌아보고, 과거의 나를 반성하고, 더 많은 시간을 가족과 보내고, 더 많은 시간을 책을 읽으며 살아가고 있다.

이 모든것은 암으로 쓰러질 내가 아니라,

암과 더불어 살아갈 내가 꿈꾸고, 누릴 멋진 나의 미래를 위한 것이다.

 

요즘 자연치유를 위한 준비를 조금씩 하고 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더 건강한 나의 미래를 위해 내가 해야 할 내 몸 가꾸기이다.

건강한 내 몸, 내 맘, 내 삶을 가꾸어 나가려 한다.

오래오래 살면서, 좋은 일 많이 하면서 살아가고 싶다.

 

에어컨으로 시원해진 집안 공기, 한 시간 정도의 낮잠으로 컨디션이 조금은 회복된듯하다.

생각했던 반찬으로 남편과 저녁식사를 하긴 틀렸지만, 있는 반찬으로 맛나게 차려서 먹어야지.

그전에 어질러진 설거지부터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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