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림배우에게 빠진 지 몇 달이 되어간다. 물론 재림배우의 킹키부츠를 본 후 그의 매력에 빠졌던 시기는 22년이었다. 그리곤 시간이 흐르면서 잊혀졌었는데, 아마도 '묵찌빠', 시카고의 '복화술' 등으로 유명해진 그의 영상을 나 또한 보게 되면서 다시 살아난 그의 매력에 한없이 빠져들었다. 그와 관련된 영상을 찾아보면 볼수록 그가 얼마나 뮤지컬을 좋아하고, 그의 본업에 충실하게 살아왔는지 느껴지면서 한 번도 '덕질'이란 것을 해 본 적이 없는 나에게 무한한 '덕질'을 하게 만들었다. 이젠 내가 봐야 할 뮤지컬은 무조건 재림배우가 나오는 뮤지컬이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한 배우를 좋아하게 되고, 그가 나오는 공연을 찾아서 볼 수 있는 것 자체가 기쁨이고 설렘이다.
그런데.... 이것이 문제가 되었다. 시도때도 없는 그의 영상 찾아보기가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너무 많이 소비시킨다는 것. 누군가는 나에게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음이 행복이니 되었지 않느냐고 했지만, 돈보다 시간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나에게, 하루가 늘 빠듯하게 느껴질 만큼 시간의 흐름이 늘 아쉬운 나에게, 아무리 좋아하는 배우라 할지라도 평생 만나볼 수 없는 그를 하루종일 인터넷으로 찾아보는 것이 의미 없음을 아는 나로서는, 스스로에 대해 실망스럽기조차 했다.
마음을 다잡고 그의 영상을 찾아보며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노라 결심했지만 그게 쉽게 되어지지 않았다. 그러다 누군가 이야기한 'not to do list'를 써보았다. 재림배우 영상 찾아보지 않기, 인터넷 서핑 안 하기, 필요 없는 동영상 보지 않기... 사실 이것들을 나열하면서 하지 않기로 하면 더욱더 생각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한 가닥의 희망처럼 기대를 걸어보았는데, 정말 역시나 그저 희망으로 끝나고 말았다. '하지 않기로'에 힘이 실리는 것이 아니라 그 앞의 '재림 배우', '인터넷 서핑', '동영상'에 임팩트가 생겨 버렸다. 나는 계속 그것들에 시간을 빼앗기고 있었다. 속수무책...
설거지를 하다가 문득 예전에 좋은 습관을 만들었던 과정이 생각났다. 하기 싫은 습관을 내가 좋아하는 습관에 붙여서 루틴으로 만들었듯이 이것들도 무조건 하지 말자가 아니라 뭔가를 할때만 하자는 것으로 바꾸면 어떨까? 오호~~ 그렇다면 점심 먹을 때만 시간 내서 '재림 배우'의 영상을 찾아보면 어떨까? 이거 괜찮은데... 좋아~ 한 번 해보는 거야! 오늘부터 실천이다. 아니 오늘은 점심시간이 지났으니 내일 점심부터 시작이다.
이 글을 쓰면서 하나 더 추가할 것이 생각났다. 점심 먹은 후 바로 앉아서 공부하지 말고, 집에 있는 실내자전거 타면서 보는것도 좋겠다.
좋은 습관은 계속 유지하고, 좋지 않은 습관은 좋은 습관으로 물들여가고, 멋지고 새로운 습관은 빨리 습득하면서 예쁜 나의 나날들을 만들어가야지. 오늘도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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