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뜨거운 태양이 베란다 창을 통해 강렬한 빛을 쏘아대고 있다.
화초들은 이 뜨거운 태양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중이다.
짙푸른 잎 사이로 연한 초록의 새순들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참 아름답고 정열적인 날이다.
덥겠지만, 이 뜨거운 태양을 온몸으로 느끼기 위해 산책을 나가야겠다.
햇빛이 암환자에게 좋다고 하니...
암이란 걸 알고, 1년간의 잠정적인 휴직을 하고, 수술을 하고, 6개월의 긴 항암의 시간도 보냈다.
1월 31일에 수술을 했으니... 6개월 하고도 보름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다.
물 한모금도 겨우 넘기던 시간이 지나 이제는 어떤 음식이던지 먹을 수 있다.
다만 꼭꼭 씹어서 먹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많이 먹으면 꼭 탈이 난다는 것.
이 점을 명심하고, 조심스럽게, 꼭꼭 씹으며 냠냠~~
아직도 먹고나면 설사 대마왕을 맞이해야 하고, 가끔은 배도 아프지만,
예전처럼 하루에 2,30번 설사를 한다거나, 한 시간 이상 배의 통증으로 고생하는 일은 없다.
참~~ 많이 양반됐다.
8회에 걸친 항암을 하는 동안 독서와 공부, 그리고 유튜브 동영상을 보며 즐거움을 찾았다.
가족들과 지인들은 환자가 무슨 공부냐며 스트레스 받지 말고 쉬라고 했지만, 하루 24시간 침대에 누워서 지낼 수는 없지 않은가? 나에겐 독서와 공부가 즐거움이었고, 암이 모두 치유가 되면 예전처럼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나에게 지식의 양분을 채워야 했다.
배가 아프거나 체력이 바닥인 느낌이면 공부는 내려놓았다.
하지만 독서는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 계속 읽을 수 있었고, 통증도 잠시 잊게 해 주었다.
그리고 제일 일등공신은 동영상 보는 것이었다.
김미경 TV, 최윤희의 해설이 있는 클래식, 지혜와 성실님의 자연치유, 닥터유, 단희쌤, 이지성 TV, 이지영의 리얼 돈 공부, 황성수 힐링스쿨, 라이브 아카데미, 유세미의 직장 수업 TV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
동영상이 아니었다면, 6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내가 어떻게 견뎠을까?
화장할 때, 반신욕 할 때, 혼자서 밥 먹을 때... 늘 동영상을 켜 놓는다.
아마 앞으로도 단순한 활동을 할 때는 보고 싶은 동영상을 켜 놓을 것이다.
독서의 경우... 바쁘다는 핑계로 많이 읽지 못했는데, 사실 그렇게 바쁠 것도 없는 생활이었다.
술 마시고, 숙취로 정신 못 차리고 침대 신세를 지느라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 솔직한 표현일 것이다.
투병 생활 덕분에 다시 독서의 세계로 들어왔고, 이젠 단순히 책을 읽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게 도움이 되는 부분, 시간이 지나서 한 번이라도 더 보면 좋을 부분은 컴퓨터에 '나만의 노트'라는 폴더를 만들어 필사를 한다.
이렇게 하다 보니 책 내용도 다시 한번 정리가 되고, 뭔가 남는 느낌이 든다.
동영상도 보다가 좋은 내용이 나오면 메모지에 적어두었다가 따로 컴퓨터에 정리한다.
공부는 사실 요즘 제대로 못하고 있다.
한번 슬쩍 내려놓으니, 조금 하기 싫어졌다.
하지만 9월부터는 학원에 다닐 생각이다. 어딘가에 소속이 되어야 열공모드로 변환될 거 같다.
8회 차의 항암이 다가올 때부터 슬슬 준비했던 자연치유.
커피관장, 녹즙, 비타민C, MSM 등등, 그리고 반신욕.
지난 월요일부터 조금씩 해보고 있는 중이다.
오늘은 커피 관장을 처음 해봤는데, 정말 쉽지 않았다. 처음이라 그런지...
금요일에 종양내과 쌤을 만나러 간다. 지난주 CT, X-ray, 혈액검사 결과 들으러..
좋은 결과가 있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혹여 그렇지 않다 해도 이젠 항암은 하지 않는다.
이제 내가 해야 할 일들은 정해졌다.
자연치유와 독서, 공부... 이 세 가지는 앞으로 쭈~~욱 해야 하리라.
암이란 놈과 사이좋게 평생 가려면...
책상 앞에 앉아 시원한 선풍기 바람을 쐬며 이렇게 일기를 쓰고 있는 시간이 참으로 행복하다.
앞으로 10년, 20년, 30년... 이렇게 행복함을 느끼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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