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참 신비하고도 강력한 힘을 지녔다. 나처럼 감정이 풍부한 사람은 들려오는 음악에 그대로 끌려가곤 한다. 음악이 전해오는 그 선율에 그대로 침잠하고, 그 느낌에 그대로 실려 다닌다. 음악으로 인해 내가 느끼는 이 모든 감정이 나는 마냥 좋다. 세상의 모든 행복이 내 가슴에 밀려들어와 그 누구보다 가장 해피한 사람인 듯 느껴진다. 돈도 명예도(사실 나는 이런 것을 추구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저 멀리 사라지고 오롯이 음악만이 내 안에 존재한다. 그리고 내 주위를 가득 채운다.
오늘도 슈만의 가곡 시인의 사랑(Dichterliebe)을 들으며 황홀한 기분에 취해버렸다. 성악가 이안 보스트리지의 목소리로 들으며, 함께 추천된 분더리히와 피셔 디스카우의 목소리를 비교해 들어봐야겠다 생각했다가 가곡은 이렇게 그냥 흘려 듣는것이 아니라 가사 내용까지 음미하면서 들어야 한다는 말이 떠올랐다. 언제쯤 여유 있게 가사까지 음미하면서 들을 수 있을까? 아, 그런데 사실 지금이 그럴 수 있는 시간이지 않을까? 무엇이 그리 바쁘다고 나는 늘 조바심일까? 흘러가버리면 이 음악을 음미하고 싶다는 그 마음마저 잊혀질텐데, 듣고 싶을 때, 무조건 시간 내서 들으면 될 것을... 요즘은 마음만 먹으면 방구석에서 뭐든 누릴 수 있는 세상인데... 얼마 전에 유튭에 그런 채널이 있어 구독까지 신청했는데 뭘 망설일까? 그래! 오늘 꼭 시간 내서 듣는 거야!! 다 듣는데 27분이라잖아~~
음악과 관련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또 알아차렸다. 음악, 공연, 영화, 고전문학, 책, 역사, 철학, 명상... 'one thing'을 생각하지만 내 마음은, 내 육체는 'every thing'을 추구한다. 모든 것이 궁금하고, 모든 것을 느끼고 싶다. 모든 것을 알고 싶고, 모든 것에 박식해지고 싶다. 욕심에 비해 내 체력도 저질이고, 나의 능력도 저만치 아래다.
얼마 전에 어느 작가가 나처럼 이토록 많은 것을 한다고 쓴 책을 잠시 듣게 되었다(유튭으로 들었다). 평소 너무 많은 것에 찝적거리면서 결국 어느 것도 제대로 알거나 해내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혼란스러워하던 즈음에 참 반가운 소식이었다. 그 작가도 시간을 쪼개 참 많은 것을 해내고 있었다. 나보다 몇 배는 하고 있었으니 나도 내 욕심껏 해낼 수 있지 않을까? 또다시 내 욕심을 욕심껏 내본다. 어쩌면 이토록 하고 싶은 것들이 많을까? 호기심, 열정, 욕구가 없다면 이미 늙은 것이라는데, 나는 이 욕심만큼은 젊은이임에 틀림없다. 아마도 죽기 전까지, 밥 숟가락 내려놓을 때까지 이럴 거라고 확신한다.
내일부터 월, 화요일 오후에 강의 하나를 듣는다. 이 강의를 신청하면서 내가 깨달은 것이 있었다. 아마도 나는 이 강의를 시작으로 '움직이기 시작'이라는 것. 영어학원, 동네 행정센터 강의, 예전부터 다녔던 북부센터 등등의 강좌를 계속 이어나갈거라는 것을. 학원을 그만두고 '딱' 1년을 쉬었다. 집에서 평온하게 쉬는 시간이 참 좋았다. 지금도 계속 그렇게 쉬고 싶다. 그러나 내 안의 꿈틀거리는 그것도 충족되어야 할 때가 된 모양이다. 이 두 마음을 함께 가져가려면 더 현명해져야 한다. 더 부지런해져야 한다.
나의 하루를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오전은 나만의 공부시간으로, 오후는 배움과 나의 욕구를 채우는 시간으로. 만약 오전이 배움의 시간이 된다면 오후가 공부시간이 되어야겠지. 졸음과 싸워야할테고, 몰입하기 위해 부단히 애써야 할 거다. 그러기 위해서 나의 좋지 않은 습관은 좋은 습관으로 만들어가야겠지. 영어공부도, 독서도, 음악조차도 놓칠 수 없는 나의 끝없는 욕심을 채우려면 내 시간을 알뜰하게 써야 하는 것 밖에는 별도리가 없으니. 더 현명해지고 더 부지런해지자!!
'나의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늘이 주신 선물 (2) | 2025.04.24 |
---|---|
다시 집중할수 있도록... (3) | 2025.04.05 |
멋진 나를 알아가며 살자 (1) | 2025.03.01 |
나에게 인간관계는... (1) | 2025.02.24 |
단순한 먹거리 (0) | 2025.0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