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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즐거운 수다

by 짱2 2019. 9. 10.

계획표대로 살기로 굳게 다짐을 했다. 다름 아닌 오늘부터...

공부 못하는 아이 책상에는 '내일부터'라고 쓰여있고, 잘하는 아이 책상에는 '오늘부터'라고 쓰여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부터 실천하려고 했는데, 아침에 눈을 뜨니 비가 온다. 그것도 주륵주륵.

걷는 것은 포기하고, 남편의 아침밥을 위해 김치콩나물국을 열심히 끓였다.

집안 정리하고, 커핏물을 끓여 커피 관장을 하고, 어제 사다 놓은 요플레에 녹즙가루를 넣어 사과와 바나나로 아침 식사를 했다. 거의 다 먹어갈 즈음 덤핑처럼 가슴 부분이 답답해지고, 더불어 졸음이 몰려와 식탁에 앉은 채 졸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헐~~

이렇게 졸릴 수가 있단 말인가? 아기도 아니고 먹다가 앉은 채로 졸다니...

이렇게 졸고 있느니 차라리 침대에 누워 편하게 자자.

한두 시간 정도 푹~ 잔 것 같다.

어제 지인들을 만나 한 자리에서 6시간을 수다 떨고 들어 온 것이 몹시도 피곤했나 보다.

그래~ 피곤하면 자야지. 집안일, 공부, 계획표대로 좀 못하면 어때?

그러기로 했잖아. 피곤하면 모든 것 내려놓고 먼저 쉬자고.

잠잔 거 잘했어~ 토닥토닥~~

 

어제 켈리언니와 커니를 청량리 롯데 백화점 애슐리에서 만났다.

사람이 많지 않으면 시간제한이 없다 하여 11시에 만난 우리는 저녁 장사를 위해 나가라고 말한 5시까지 장장 6시간에 걸친 수다 삼매경에 빠졌다.

시간이 그렇게 빨리 흘러가는지도 몰랐다.

그만큼 정말 재미있었다는 얘기다.

 

이 두 사람은 내가 어학원 다닐 때 함께 공부 한 동기들이다.

몇 개월 같이 정말 열심히 공부했었고, 정이 많이 들었었다.

특히 커니는 알고 보니 중학교, 고등학교 동창이었다.

같은 시간, 같은 학교를 6년간이나 다녔는데, 서로 몰랐다. ㅎ

나중에 알고 우리의 깊은 인연에 대해 얘기했었는데, 어학원을 다니지 않게 되면서 세 사람 모두 각자의 생활로 바빴고, 2년 가까이 만나지 않았다.

그러다 올봄에 내가 암이라는 사실을 그들에게 얘기했고, 두 사람은 진심으로 걱정하며 나를 챙겨주었다.

 

오랜만에 만난 우리들.

시간은 좋은 사람과의 만남에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

한없이 마냥 좋았다. 함께 맛난 음식 먹으며 얘기할 수 있다는 기쁨만이 가득했다.

 

특히 난 커니가 참 좋다.

부잣집 맏며느리 같은 외모와 예쁜 얼굴, 사랑스러운 애교, 고운 말씨...

배우고 싶은 부분을 가진 사람이 난 참 좋다.

 

켈리 언니와 커니 두 사람 모두 잘 산다.

나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어제 커니는 천만 원이 넘는 롤렉스 시계를 차고, 샤넬 가방을 들고 나왔다.

만약 내가 명품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커니에게 질투를 느끼는 사람이었다면 배가 아파 죽었을 거다.

그게 스트레스가 되어서 내 암 치유에 방해 요인으로 작용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명품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있으면 좋겠지만, 명품 물건보다는 내가 명품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여행을 하고,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미래를 꿈꾸고, 가족과 화목한 것이 더 소중하다고 믿고, 또 그렇게 살기 때문이다. 

물론 커니도 그런 삶을 살고 있다.

더불어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기에 그런 것들도 누리며 살 수 있고, 그런 부분도 인정한다.

하지만 내게 부러움과 시기심으로 바라 볼 대상으로는 보이지 않을 뿐...

 

두 사람 모두 부유함을 내세우지도, 잘난 척하지도 않는다.

겸손한 모습으로 내 앞에 있으니, 그 겸손함을 배우고, 그 모습이 좋으니 내가 계속 만나는 것이겠지.

앞으로도 좋은 인연으로 두고두고 보며, 배우고, 사랑하며 살고 싶다.

 

어제 참으로 좋은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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