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상530 혼자 자기보다 더 뛰어난 재능과 취향을 가진 사람이 없는데 누구와 친구가 되겠는가?이런 사람은 자신만 의지하는 편이 낫다. 절대자와 같은 상태이기 때문에 스스로 행복하다. 잘난 척을 하려는 게 아니다. 나보다 더 뛰어난 재능과 취향을 가진 사람이 내 주변에 없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거다. 그만큼 내가 만나는 사람들의 수준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은 내가 그만큼 못났다는 의미이기에 부끄럽다. 그리고 그러한 사람들을 찾아 나설 만큼 부지런하지 않음도 부끄럽고, 막상 그런 사람이 앞에 있으면 질투심으로 가까이하고 싶은 마음마저 거둬들이는 나에게 절망적인 마음이다. 이런 내 마음을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싶다. 한동안 나에게 멘토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부르짖었던 적이 있더랬다. 내 안의 그 무엇을 끌어내주고, .. 2024. 8. 16. 그냥 즐기자 얼마 전 강원도 영월을 지나오다 점심 먹으려는 장소가 '소금빵'으로 유명한 집 근처임을 알고 점심식사 전에 들러서 빵을 예약하고자 마음먹고 들렀다(예전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소금빵을 못 사고 집으로 돌아온 기억이 있다). 다행스럽게도 소금빵이 나오는 시간이었고,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었지만 나의 차례도 쉽게 돌아와 기본 소금빵 4개에 만 원어치, 그리고 마늘소금빵 1개를 샀다. 기쁜 마음으로 남편과 마늘소금빵 한 개, 기본 소금빵 한 개를 나눠 먹었는데, 내 입맛에는 기본 소금빵이 깔끔하고 좋았다. 먹고 남은 3개는 냉동에 넣어두었다가 에어후라이어에 구워 먹으라고 하기에, 며칠 전 남편과 2개를 구워서 하나씩 나눠 먹었는데, 바로 먹는 것보다 더 맛있는 것이 아닌가! 그야말로 '겉바삭 속촉촉'의.. 2024. 8. 15. 나의 퍼펙트 데이즈 지난주 금요일, 영화 '퍼펙트 데이즈'를 봤다. 남편이 바로 퇴근하는 날은 나의 모든 일정을 남편에게 맞추겠노라고 생각했다. 하나뿐인 아들은 장가가고, 이제 '남편과 나' 오직 둘만 살고 있는 집인데, 퇴근해서 집으로 온 남편이 혼자 있는 시간은 되도록 만들지 말자 했다. 하지만 만약에 남편이 늦는다고 하면, 그날에 맞추어서 나도 약속을 잡는다던지, 영화나 공연을 보러 갈 생각을 했다. 그렇게 지난주 금요일, 남편에게 약속이 있었고, 나는 영화에 굶주린 사람처럼 두 편을 예매해서 보았다. 그중에 하나가 '퍼펙트 데이즈'. 배우야 두말하면 잔소리지. 내가 아직도 감동깊게 본 일본영화 '쉘위댄스'의 남자 주인공 '야쿠쇼 코지'. 이 배우의 영화라면 무조건 믿고 본다는 마음으로, 그리고 평가도 좋으니 꼭.. 2024. 7. 30. 손절은 아니고 서서히 멀어지기 나와 같은 암환우가 있다. 암의 병명은 다르지만 '암'이라는 공통점으로 만나게 된 사람. 현재시점으로 알게 된 지 4년쯤? 가끔 보게 된 지는 2년 반 정도?? 그녀는 나에게 줄기차게 구애를 하는 수컷과 같다. 그리고 나는 그 수컷을 받아들일지 말지 고민하는 암컷의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왜 나에게 그녀의 구애를 받아주지 않느냐고 물어본다면, 그녀와 나의 결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의외로 그녀는 나에게 우리 둘의 결이 같다고 한다. 우리 둘의 공통점이 있긴 하다. 그것을 나는 10개중의 하나라고 보는 거고, 그녀는 10개 중의 9개라고 말한다. 그녀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난 그녀의 많은 부분이 싫다. 말이 너무 많고, 너무 길다. 짧게 줄여서 말해도 될 것을 너무 길게 말하도 보니 듣는 것도 지.. 2024. 7. 28. 혼란스러움은 복리로... 7월은 조금 긴 한 달이다. 4주가 지나가는데, 아직 한주의 반인 평일 3개가 남아있다. 5월 10일까지 힘들었던 학원일을 그만두고 두 달여를 쉬었다. 지인들 만나고, 여행도 다녀오고, 바쁘게 몰아치는 시간을 보내고, 7월이 되면서 미치도록 하고 싶었던 나만의 시간을 가졌다. 음악 듣고, 글 쓰고, 공부하고, 독서하고, 사색하는 시간... 그렇게 4주를 보냈다. 평일엔 어느 누구도 만나지 않았다. 오로지 내가 하고 싶었던 공부를 또 몰아치듯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그런데... 행복한듯, 행복하지 않은 느낌. 뭔가 쫓기는 느낌. 뭔가 빠져있는 듯한 느낌. 이건 뭐지? 당장 드러나지 않는 결실 때문일까? 내가 하는 독서나 영어공부가 눈에 띄는 무엇으로 보여지지 않는 허전함 같은 그런??.. 2024. 7. 26. 단조로운 생활이 좋다 지금은 7월, 24년의 반이 조금 지나고 있다. 학원은 그만둔 지 2개월째이고, 지인들 만나고, 부모님과 해외여행도 다녀오고, 본격적으로 내가 생각한 공부와 사색의 시간을 위한 마무리 시간도 잘 보냈다. 마침 24년의 나머지 반이 시작되는 7월 1일이 월요일이서 그때부터 시작하려 했던 계획은 아빠의 허리부상으로 이틀이 뒤로 밀려나고, 할 수 없이 7월 3일부터 시작되었다. 5시 30분 기상(오늘부터 6시 기상에서 5시 30분으로 변경했다. 잊고 있었던 아침 스트레칭과 명상, 이불 정리하기, 하루 계획을 할 시간이 필요했다), 남편을 위한 간단한 아침 준비, 집안 정리를 빠르게 하면 7시다. 7시에 모든 것을 마치고 책상 앞에 앉기 위해 부지런하게 움직인다. 내가 먹을 음식들을 준비해서 책상 위에 올.. 2024. 7. 10. 선물 같은 사람이 왔으니 선물 같은 봉사도 오겠지 한국전쟁 때, 초소를 지키던 해병대 상병 케이시와 로빈슨 사이에 수류탄이 날아들었다. 케이시는 피던 담배꽁초를 집어던지면서 로빈슨에게 눈짓을 찡끗한 다음 수류탄 위로 몸을 던졌다. 그 후 사제가 된 로빈슨이 첫 서원을 하던 날, 그는 자신의 이름을 케이시 로빈슨으로 바꾸었다. 그는 벗을 위한 친구의 죽음을 통해 새로운 삶의 길을 알게 되었다. 친구의 희생적 죽음에 자신의 세속적 탐욕의 죽음으로 응답한 것이다. 월간독자 Reader의 글을 읽다가 허영민 신부님이 쓰신 이 글을 읽고 눈물이 찔끔 나왔다. 슬픔이 아닌 감동이었다. 친구를 위해 목숨을 던지다니... 나라면 이렇게 할 수 있을까? 눈앞에서 친구가 그렇게 죽는 것을 본 로빈슨은 또 얼마나 황망하고 충격적이었을까? 평생을 미안한 마음으로, .. 2024. 7. 8. 책이 나에게 만약 내가 어린 시절 친구들의 시기와 술수도 잘 알아채는 사람이었다면 나도 얼마간 그런 걸 시도해 보며 힘을 키워보려 하지 않았을까. 그때 나에게 친구들의 그런 마음을 파악할 만큼의 눈치가 없었던 것이 참 다행스럽다.그러고 보니 나는 책 속에서 수없이 선한 사람들을 만나며 어린 시절을 보냈던 것이다. 지금도 선한 사람을 만나면 그 마음이 신기하게도 잘 보인다.여자의 마음을 알아 돈도 벌수 있고, 약자라 믿으려 드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용해 권력도 얻을 수 있지만, 사람의 선한 마음을 알아보는 사람에게는 부나 권력과는 차원이 다른 '선한 세상'이 주어진다.사람의 마음을 파악하는 귀한 능력을 돈과 권력을 쌓는 데에만 쓰는 사람은 이 세상의 진정한 아름다운 것들과는 멀어져 간다. 그런 사람들이야말로 진짜 약자가.. 2024. 7. 7. 저녁 루틴을 개선하자! 여름이지만 비가 온 후라 시원한 바람이 불고 있다. 오늘 바람이 심하다고 하더니, 양쪽 문을 열어놓으니 맞바람이 불어 커튼이 휘날릴 정도이다. 이렇게 시원할 땐 여름 한낮이라도 산책을 나가거나 자전거를 타도 될 텐데, 역시 나는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다. 자꾸 꾀가 나서 책상 앞만 지키고 있다. 그리고 사실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좋아서 나가고 싶지 않다.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하지만 공부하는 지금 이 순간이 정말 좋다. 뭔가를 배우는 것이 이토록 좋을 수가!! 맛난 음식 먹으며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공부를 하는 시간이 정말 소중하고 행복하다. 이것을 멈추고 밖으로 나가는 것은 지금 이 시간의 즐거움을 앗아가는 일이다. 나가고 싶지 않다. 이건 핑계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어제에 이어 오늘도 같은 상황을 .. 2024. 7. 5. 이전 1 2 3 4 5 6 ··· 5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