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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555

가족 여행 후.. 지난 주말의 가족여행 후,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들이 결혼을 한 후 처음 가게 된 네 사람의 여행. 2년이 걸렸다. 신체적 결함이 있는 나로서는 남편과 아들이 아닌 다른 누군가와 함께 하는 여행이 불편할 수밖에 없었고, 암환우가 된 이후로 더 말라버린 그래서 앙상한 몸매를 드러내며 물놀이를 하고 싶지 않은 탓에 사실 며느리와의 여행을 꺼리고 있었다. 남편은 나와 달리 우리 네 사람의 여행을 은근히 기다리고 있었고, 아들 또한 며느리에게 함께 가자고 몇 번 이야기를 한 모양이었다. 남자 둘은 별생각 없이 이제 한 가족이 되었으니 함께 하는 여행은 필수라고 생각하는 듯했으나 며느리는 자기만의 어떤 생각으로 좀 더 친해지면 가자하며 미루고 있었다. 그렇게 2년이 흘러서야 드디어 1박 2일의 강원도 .. 2025. 5. 23.
음악에 취해... 더 욕심을... 음악은 참 신비하고도 강력한 힘을 지녔다. 나처럼 감정이 풍부한 사람은 들려오는 음악에 그대로 끌려가곤 한다. 음악이 전해오는 그 선율에 그대로 침잠하고, 그 느낌에 그대로 실려 다닌다. 음악으로 인해 내가 느끼는 이 모든 감정이 나는 마냥 좋다. 세상의 모든 행복이 내 가슴에 밀려들어와 그 누구보다 가장 해피한 사람인 듯 느껴진다. 돈도 명예도(사실 나는 이런 것을 추구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저 멀리 사라지고 오롯이 음악만이 내 안에 존재한다. 그리고 내 주위를 가득 채운다. 오늘도 슈만의 가곡 시인의 사랑(Dichterliebe)을 들으며 황홀한 기분에 취해버렸다. 성악가 이안 보스트리지의 목소리로 들으며, 함께 추천된 분더리히와 피셔 디스카우의 목소리를 비교해 들어봐야겠다 생각했다가 가곡은.. 2025. 5. 11.
하늘이 주신 선물 문득 지인들의 삶이 내 안으로 들어왔다. 왜 그랬는지 그 시작점은 기억나지 않는다. 분명 무엇인가가 떠올랐고, 자연스럽게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다 지인들의 삶까지 이어졌을 텐데... A는 올해 67세다. 그녀에게는 자폐장애를 가진 아들 한 명이 있다. 친정어머니는 일찌감치 아들을 절에 맡기고 자신의 삶을 살라고 조언했지만 그녀는 아들을 내려놓지 못했고, 그런 그녀의 삶에 결국 남편도 떠나 다른 삶을 선택했다. 오직 그녀만이 자폐장애아인 아들 곁을 지키고 있다. 아들은 40대이지만 아직도 어린아이의 삶을 살고 있고, 그녀의 소원은 아들보다 하루라도 늦게 죽는 것이다. 그녀의 아들을 직접 본 적은 없으나 그녀는 그 아들 때문에 살고 있고, 그 아들 때문에 웃고 있었다. B는 아들 둘, 딸 하나를 둔.. 2025. 4. 24.
다시 집중할수 있도록... 최근에 무척 공연과 영화에 빠져 살았다. 어쩌다 한 번 보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에 영화와 공연을 합쳐 두 편 이상을 본다. 누군가에겐 적당한 관람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겠으나 영화와 달리 공연은 시간과 돈이 들어간다. 내가 하고자 하는 공부의 분량이 있고, 읽어야 할 책이 있고, 건강을 위해 챙겨야 하는 식사와 운동의 분량도 적지 않기에 이런 시간을 많이 가질수록 나의 시간은 쫓겨가는 느낌이 든다. 그래도 영화 보는 것이 좋고, 공연 보는 것이 좋으니, 적절히 조절하며 봐야겠지.    사실... 더 중요한 것은 집중의 문제일거다. 책상 앞에 앉아 공부를 하다가 문득 이런저런 생각이 들면 인터넷 검색을 하며 몇 십 분의 시간을 보낸다. 이런 시간만 줄여도 공부할 시간은 충분히 나올 텐데... 나 스스로에게 .. 2025. 4. 5.
멋진 나를 알아가며 살자 '갓생'이란 말이 MZ사이에서 유행이란다. 그야말로 내 아들 세대인데, 환갑을 바라보는 내가 갓생을 살고 있다. 이런 삶을 살기 시작한 것은 93년도다. 계획표를 세우는 것은 고등학교 때부터 생긴 습관이다. 누가 뭐라고 한 적도 없는데 그 당시에 처음 본 스케줄표를 보고 너무 좋아서 했었다. 물론 계획표를 세우고 실천은 하지 못하는 반복 속에서 오히려 악영향을 받았다. 나라는 사람은 뭐든 잘 해내지 못하는구나.. 하는 실망감을 느끼고 좌절했었다. 내 인생에서 누군가 멘토가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가장 많은 시기이다. 그러다 결혼을 하고, 내 삶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아들을 낳고, 내 삶에 조금 여유가 생기면서 다시 공부하고 싶어 졌고, 그때 마침 우연처럼 '독학'의 기회가 생겨 내 '긴 가방끈'의.. 2025. 3. 1.
나에게 인간관계는... 때로는 내 성격이 유난스러운가 생각한다. 사람들과 참 잘 지내고 사람들도 좋아하고 웃고 떠들고 어울리기도 잘하면서 뒤돌아서면 그들의 어떤 표정 하나, 어떤 말 하나에 예민한 나를 본다. 그들이 나에게 조금이라도 호의적이지 않다거나 내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엉뚱한 말을 하면 다음의 만남을 꺼리게 된다. 만약 그들이 나의 말을 반박하거나 나를 무시하면 그 사람은 나의 관계망에서 out이다. '나와 다름'을 '나를 배척'으로 받아들이고, 내가 인정받는 것에 무척 예민하다. 이건 나의 '인정 욕구'가 크다는 것이고 나에게 이런 면이 있음은 오래전부터 인식하고 있긴 하다.        왜 그럴까 생각해 왔는데, 정신과 관련한 상담을 해본 적이 없어 잘 모르겠으나 , 내가 아는 모든 정보와 정신분석의 결과,.. 2025. 2. 24.
단순한 먹거리 집안일을 하거나 요리할 때, 항상 유튜브를 라디오처럼 틀어놓는다. 그렇다 보니 눈으로 봐야 하는 종류보다는 그냥 흘려들을 수 있는 책튜브나 팟캐스트 스타일을 선호한다. 그중에 하나가 '이연'인데, 나의 딸뻘쯤 되는 젊은 여인이 어찌나 똑똑하고 현명한지, 환갑이 되어가는 내가 배울 것이 참 많다. 그중에 어제 듣게 된 내용은 나에게 참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이라 그냥 넘어가면 아쉬울 거 같아서 글로 쓰고 내 삶에 잘 적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 내 생각에 '이연'님이 처음부터 단순한 삶을 추구하지는 않았던거 같다. 그러다 점점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단순한 삶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또 그렇게 살면서 좋은 것들을 자주 나누는듯하다. 나 또한 단순한 삶을 살고 싶은 사람이지만 정작 그런 삶으로 이어지.. 2025. 2. 20.
내가 나를 믿는 이유 한 달도 더 전에 중학교 2학년 때 같은 반 친구였고, 한때는 무척 친했고, 또 한때는 모른척하며 살아왔던 친구로부터 딸의 결혼식을 알리는 전화를 받았다. 그녀는 2년 전 있었던 내 아들의 결혼을 카톡대문으로 알았을 테고, 그것이 작은 결혼식이었던지 뭐든지 간에 축하의 메시지라도 보낼 수 있었을 터인데, 우리가 모른척하며 살았던 시기여서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았었다. 나는 하나뿐인 내 아들의 결혼식을 성당에서 정말 단출하게 치렀고,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것들을 깨달았고, 몇 가지 마음먹은 것들이 있었다.    성대하게 치러지는 결혼식의 수혜자는 누구일까? 과연 결혼하는 새신랑, 새신부일까? 그 가족, 친지들일까? 전혀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결혼문화는 상업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남들에게 보여주는 .. 2025. 2. 14.
후회없이...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를 읽고 있다. 처음 읽는 책이고 아직 3분의 1 정도밖에 읽지 않았기에 뒤로 갈수록 어떤 감상이 내게 떠오를지 나도 모른다. 그러나 이 지점에서 갑자기 어떤 생각이 확~ 스쳤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는 각자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각자의 생각으로 공부하며 각자의 선택을 한다. 완전한 깨달음은 아직 아니지만 그 시간까지의 깨달음을 더 깊이 알기 위해 심연으로, 어떤 곳으로 떠난다.    이 지점을 지나며 내 안에서 무언가 꿈틀거렸다. 심연, 깊은 성찰, 수련, 깨달음, 자아... 결국 나는 다시 나 자신으로 돌아오는구나. 사람들과의 만남, 세속적인 것과의 결별, 온전한 나를 만나는 것... 오로지 그것뿐이다. 작년 한 해 그렇게 살았고, 살짝 사람들과 다시 인연의 끈을 맺을까 생각했.. 2025. 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