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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없이 사는 것 ↔ 분별력 있는 삶 행복의 첫째 조건은 분별력이다 ↔ 생각 없이 사는 것이 제일 즐겁다바보의 삶은 죽음보다 고약하다  ↔ 지혜가 많으면 번뇌도 많다 뭐가 맞는 걸까? 아니 맞고 맞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라 뭐가 더 나은 삶일까? 그리고 나는 어느 쪽인가? 나의 성향은 분별력 있는 지혜로운 삶이다. 그러나 때론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는 것이 더 편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보통의 사람보다 훨씬 지혜롭다면 또 다른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성향만 그러하니 삶의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고 속만 시끄럽다.      쇼펜하우어도 '나 또한 무엇이 옳은지 미리 결정할 의사는 없다.'라고 말한다. 이쪽이던지 저쪽이던지 그건 각자의 성향이고, 스스로의 그릇대로 살아가면 된다. 다만 '나'로 돌아오면 어떤가! 늘 이런 .. 2024. 12. 4.
지금은 요란한 빈 수레 24년도 한 달만 남았다. 12월의 모든 토요일은 공연과 약속으로 꽉 채워졌고, 나머지 일요일과 평일도 두 개의 공연과 세 개의 약속이 있다. 31일 중에 9일은 외출해야 하는 날이라는 의미이니, 22일만이 온전한 내 시간일 테지만, 남편과의 여행이 있을 예정이므로 20일 정도가 되겠다. 이렇게 날짜 계산을 하는 이유는 이상하리만치 계획 짜기를 좋아하는 나의 성향이기도 하고, 온전한 내 시간을 원하는 탓이기도 하다. 책상 앞에 앉아 졸면서 공부하고, 음악 듣고, 책 읽는 시간이 정말 좋아서 이런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참 싫다. 좋아하는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가는 것이 좋으면서도 그 시간 동안 공부할 수 없음을 아쉬워하는 나도 모를 혼란을 겪는다.  이 부분이 나를 힘들게 한다. 체력이 달리니 많은 것을 할.. 2024. 11. 30.
매일이 새해다 재작년쯤일까? 김미경쌤의 말이 참 마음에 와닿았다. 왜 1월 1일에만 계획을 세우고 '요이땅' 하면서 시작하느냐고. 내가 마음먹은 날이 새해이고 새로운 시작일 수 있노라고. 참으로 공감되었고 그 이후로 내 안에 각인되어 내가 뭔가를 결심할 때마다 '지금부터'라는 나의 원래의 신조와 더불어 나의 계획을 바로 단호하게 시작할 수 있는 힘이 되어왔다.        얼마 전, 10월 14일, 문득 영어공부를 좀 더 열심히 해서 영어회화 실력도 늘리고, 영어 리딩 공부도 좀 더 확실하게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다시 방송대 편입을 할까, 영어 학원에 등록을 할까 고민하다가 이젠 이런류의 공부가 크게 의미 없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유튜브가 워낙  발전해서 내가 하고 싶은 모든 것들을 집에서 공부하고 배울 수 있.. 2024. 11. 27.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6 (고독) 지적으로 뛰어난 사람은 고독으로 두 가지 이점을 얻는다. 첫째는 자기 자신과 함께할 시간을 얻고, 둘째로는 타인과 함께 하지 않을 자유를 얻는다. 이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하면 마치 나 자신이 지적으로 뛰어난 사람이라고 잘난척하는 느낌이라 부담스럽다. 그러나 다른 이들이 나의 지적 수준을 의심한다고 해도, 나 자신조차도 조금은 부담스러울지라도 6년 전, 암덩어리가 내게 찾아온 그즈음부터 나는 스스로 만든 고독으로 빠져들었고, 이제는 더 이상 사교에 관심이 없다. 쇼펜하우어가 말하는 나와 함께 하는 시간이 가장 소중하고 즐겁기 때문이고, 타인과 함께 하는 수고로움, 시간낭비, 에너지낭비를 하지 않음으로 인해 나에게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사교적이라는 것은 사교가 필요하지 않을 .. 2024. 11. 24.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5 (행복) 행복하다는 건 뭘까? 우리는 종종 행복하고 싶다고 말한다. 행복하기 위해 산다고도 한다. 그러나 그런 말을 하는 이들은 정작 행복하지 않다. 쇼펜하우어는 말한다.     행복이란 단어를 제거하면 행복할 수 있다. 인생의 지혜란 어떤 일을 만나더라도, 어떤 사람을 만나더라도, 어떤 상태가 되더라고 크게 놀라지 않고, 크게 실망하지도 않고, 크게 기대하지도 않는 중용의 미덕이다. 크게 실패해도 크게 실망하지 않는다. 크게 성공해도 크게 기뻐하지 않는다. 인생이라는 게, 사실 크게 휘둘릴 만한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아마 이런 그의 생각 때문에 그를 염세주의자라고 말하지 않을까? 일반적인 우리들은 작은 일에도 기뻐하고 행복해한다. 오히려 그렇게 많은 감동을 하면서 살라고 한다. 그런데 이런 감성의 사람이 실망.. 2024. 11. 23.
6년의 암센터 방문은 끝~ 암환우가 된 지 5년을 넘어 6년이 다 되어간다. 만 5년을 채우던 때, 위암 담당 선생님은 이제 더 이상 자신에게 올 필요 없다며 가정의학과로 넘겼다. 위암과 대장암 센터, 두 곳을 다니다가 가정의학과와 대장암 센터 두 곳으로 변경되었었다. 당연히 대장암도 가정의학과로 넘겨질 줄 알았으나, 상태가 더 심각했던 대장 쪽 담당 선생님은 더 두고 보자 하셨고, 그때의 섭섭함은 잊어버린 채 자연스럽게 두 개의 진료과목을 오갔다. 당연히 무수히 많은 피를 뽑아내고, 당연히 CT검사를 하고, 당연히 한 번 또는 두 번 거른 후 내시경을 했다. 그런데 지난주의 검사 결과를 들으러 갔었던 화요일, 대장 담당 선생님도 이젠 더 이상 자신에게 올 필요 없다고 하셨다. 이번에는 정확하게 우리는 '완치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2024. 11. 21.
24년의 남은 40일은 독서로 마무으~~리 남편과 1박 2일로 차박을 다녀오려 예약을 했더랬다. 그런데 차박 예정지였던 곳에 비소식이 있어 취소하고 서해 쪽으로 당일 단풍놀이 가기로 변경했다. 하지만 어제 동창모임에 나간 남편은 밤 12시를 넘겨 새벽 1시가 다 되어서야 만취상태가 되어 집에 들어왔다. 그때 내 마음에 변화가 생겼다.   "단풍구경 가지 말자!" 절대 술 취해 늦게 들어 온 남편에 대한 미움에서 기인한 반발심이 아니다. 물론 남편은 숙취로 인해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도 힘들 테고, 그 상태로 운전하고 멀리 나가기도 힘들 거라는 것이 첫 번째 이유이긴 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많이 나의 여행욕구를 끌어내린 것은 단풍구경에 대한 열망이 크지 않다는 것이었다.  올해의 단풍은 예년에 비해 늦어지기도 했거니와 또 예쁘지도 않다.  빨강,.. 2024. 11. 17.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4 (판단을 타인에게 의존하지 말라) 인간의 정신이 도달할 수 있는 정점은 판단이다. 판단을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고, 타인의 의사를 수용하지 않는 것, 그것이 인간 정신의 정점이다. 자기 스스로 결정한다는 것만큼 개체로서 완성도와 독립성을 보여주는 증거는 없다. 판단은 스스로 사색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된 인간은 제국을 다스리는 황제처럼 정신적 세계에 자기만의 영토를 다스릴 수 있게 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수많은 광고에 노출되고, 알고리즘에 의해 이끌려 유튜브를 수십 분 동안 아무 생각 없이 들여다본다. 댓글창의 글들을 읽으며 내가 생각하는 것과 같은 댓글 몇 개에 모든 이가 나와 같다는 착각을 하고, 남들이 좋다는 곳, 맛집, 멋집에는 꼭 가봐야 할 성지로 나의 머릿속에 각인된다. 나의 판단은 어디로 간 .. 2024. 11. 17.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3 (은밀하고 개인적인 일상) 산책할 때는 생각할 것들을 챙겨간다. 어려운 과제들을 가져가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동행을 두지 않는다. 산책의 동료는 고뇌로 족하다.  저녁을 먹은 후, 소화도 시킬 겸, 남편과 집 근처 둑방길을 산책한다. 아주 빠르지 않은 걸음으로, 또 느리지 않은 걸음으로 보폭을 맞추며 걷는다. 이 시간은 나에게 행복한 시간이다. 하루종일 입 다물고 있던 나의 입이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시간이다. 남편이 나의 이야기를 모두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은 아니어서 때론 더 외롭다고 느껴질 때도 있지만,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체로 감사한다. 남편의 직장 이야기도 듣고 나의 의식의 흐름도 그야말로 의식의 흐름대로 떠들어댄다. 남편은 그저 묵묵히 듣는다. 내 말이 그의 왼쪽 귀로 들어가 오른쪽 귀로 .. 2024. 1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