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729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1 「나는 '나'로서 존재한다.이 세상에 나 이상의 존재는 없다. 신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신의 문제고, 내가 존재한다는 건 오직 나만의 문제다. 나는 이 세상에 있고 싶다.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점이다. 쓸데없는 말로 그것이 나의 존재라고 설득당하고 싶지 않다. 내가 죽고 나면 내가 어떻게 되는지를 분명히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나는 낡은 계략에 속지 않을 것이다.내가 나로서 존재하지 못한다면 불멸을 위해 나는 내가 가진 것 중 단 한 가지도 내놓지 않을 것이다. 나의 개성을 보증해주지 않는다면 그 무엇에도 소속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완전하고 탁월하다. 나보다 더 뛰어난 개성은 없다.다른 누구와도 나를 바꾸고 싶지 않다. 지금 내 모습이 어떻든 지금 이대로의 나, 나의 개성, 그것이 바로 나이기 때.. 2024. 10. 12. 심연 10 괴물나를 조정하는 내 안의 또 다른 나 묵상을 할 때도 달기를 할 때도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순간순간 나를 주저앉히는 '괴물'이다. 이 괴물은 내게 패배의 쓰라림을 안겨준다. 이 괴물은 내 안에서 나를 조정하는 또 다른 '나'다.괴물을 뜻하는 영어 '몬스터(monster)'는 괴물의 의미를 좀 더 명확하게 설명한다. 몬스터란 '(한쪽과 다른 한쪽을 구분하는 경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는 존재'를 뜻한다. 마음속 몬스터는 익숙하고 게으른 과거로 돌아가라고 끊임없이 나를 유혹한다. 사람들은 이 경계에서 쉽게 포기를 한다. 매일 묵상과 달리기를 생활화하는 저자에게도 자신을 주저앉히는 '괴물'이 순간순간 나타난다고 한다. 그러한 지경이니 운동을 싫어하는 나에게 '운동괴물'은 늘 상주한다. '비 오잖.. 2024. 10. 7. 오늘 아침, 아바도의 말이... 누군가에게 잘난 척하고 싶어서가 아니다. 그냥 좋다. 음악이, 그림이, 책이, 자연이, 영어가... 세상이 좋아져서 비싼 음악회를 찾아가지 않아도, 또 전 세계에서 열리는 모든 음악회를 비행기 타고 찾아다닐 수 없음에도 정말 그야말로 방구석에 앉아서 인터넷으로 모두 접할 수 있다. 자세한 설명까지 해주는 유튜버도 있고, 찾아보기만 하면 작곡가와 지휘자, 연주자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까지 전부 알 수 있다. 오페라까지, 직접 보는 감동은 쫓아가지 못하겠지만 맘만 먹으면 방구석에서 정주행 할 수도 있다. 음악뿐이겠는가! 세계의 미술관, 미술 전시까지 볼 수 있고, 미술사에 대한 해설까지 편하게 차 마시면서 감상할 수 있다. 중간에 멈춤도 가능하니, 잘 못 알아들었으면 다시 재생하면 되고, 그 감동을 다시 느끼.. 2024. 10. 5. 루틴을 바꿔보자! 새벽에 일찍 눈이 떠지면 일찍 일어나고, 낮에 졸리면 무조건 침대로 들어가 잠을 잤다. 내 몸이 원하는 대로, 내 몸이 흘러가는 대로 그냥 두었다. 그렇다고 밤 10시가 되어 잠을 청할 때 잠이 안 온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저녁명상을 하면 바로 잠들어버리기에 괜찮다 생각했다. 하지만 몇 번의 경험을 통해 느낀 것은 낮잠을 자고 난 후의 내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우선 낮잠에서 깰 때, 아침에 눈을 뜰 때처럼 개운하지 않다는 것. 머리도 무겁고, 기분도 좋지 않았다. 또한 공복 상태로 두 시간 정도 있어서 그런 건지 혈당이 떨어진 사람에게 나타나는 현상이 내게 일어났다. 살 떨리고, 기운 없고, 무기력하고, 후들거리는 증상... 무언가 좋지 않은 느낌이 들어서 마음이 불편해졌다. 정확한 원인은 알 수.. 2024. 10. 5. 심연 9 심연이제껏 발을 들인 적 없는 미지의 땅 평소의 언어로는 잘 쓰지 않는 '심연'이란 단어가 이 책으로 인해 자주 쓰는 단어가 되었다. 나의 '심연' 깊은 곳으로 들어가 내가 진정으로 뭘 원하는지, 나라는 존재가 어떤 모습인지 알고 싶었다. 심연의 존재를 알고 운명적인 여정을 시도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영웅'이라고 한다. 웅장하다. '영웅'이라는 단어는.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영웅이어서도 아니고, 영웅이 되고 싶어서도 아닌 그저 미물인 인간으로서 내가 이 세상에 왜 태어났고, 왜 존재하는지 늘 궁금했다. 그냥 살아지는 삶이 아니라 살고 싶었다. 그래! 아직 나의 심연의 존재를 알지 못했고, 그러하니 운명적인 여정조차 시도하지 못하니 영웅은 아닌 걸로. 몰입이란 자신을 새로운 시점, 높은 경지로 들.. 2024. 10. 4. 곡기 끊기가 자연사인 근거 5가지 '집에서 평화롭게'(이후는 '집평'님으로)님이 곡기를 끊고 죽는 것이 자연사인 근거에는 5가지 있다고 한다. 오늘은 이것에 대해 정리를 해 두려고 한다. 1. 100% 순수한 자발적 행위다.먹지 않고 마시지 않으면 죽는다는 자연의 이치, 살만큼 산 뒤 죽을 때가 되어서 편안하고 평화롭게 죽어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죽음. 2. 어떤 폭력도 개입되지 않는다.자신이 스스로에게 폭력을 가하여 죽음에 이르는 '자살'과는 전혀 다르다. 어떤 외부 폭력도 개입되지 않는 상황에서 오로지 본인의 의사와 의지로 자신의 삶을 마무리한다. 3. 법적,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다.살만큼 산 뒤, 가야 할 때에 이르러 순수하게 본인의 의사와 의지로 평화롭게 자신의 삶을 마무리한다. 흔히 안락사 또는 존.. 2024. 9. 30. 강인함의 힘 - 스티브 매그니스 - 예상대로다. 예전에는 강인함은 남성성에 가깝고 불끈불끈 올라온 근육, 힘이 세고,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를 떠올렸다. 그러나 이젠 진정한 강인함은 그런 것과는 결이 다르다는 것쯤은 모두 알고 있다. 그렇다면 내면의 단단함과 연결되는 진정한 강인함을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 참으로 유약해진 이 시대의 젊은이에게 실험을 통한 근거를 내세우며 방법을 제시하는 이 책은 나에게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다. 강인함과 스포츠의 연결성은 떼려야 뗄 수 없고, 저자 또한 그쪽 방면과 연관이 있다 보니 스포츠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아마도 이 부분이 나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겠지만 이건 나의 문제이니 뭐... 예상대로... 강인함은 겉으로 드러나는 '힘'이라기 보다는 '.. 2024. 9. 29.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원저 : 애덤 스미스, 저자 : 러셀 로버츠 애덤 스미스는 옷걸이에서 내 코트를 집어 들더니, 그 사이 보송하게 마른 것을 보고 흡족해했다. 그는 내가 코트 입는 것을 거들어 주었다. 그리고 자애롭고 예의 바른 사람답게 문까지 나를 배웅해 주었다. 문간에서 나는 다시 한번 그에게 고맙다고 말했다.그가 준 모든 것이 고마웠다. 그의 생각과 영감을 듣고 그의 통찰력이 고스란히 인쇄된 책을 읽으며 함께 한 모든 시간이 감사했다. 그이 집에서 나오니 칠흑처럼 어두운 밤이었다. 비는 그쳤고, 옅은 안개가 대기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한기에 살짝 소름이 돋았다. 그때 스미스가 내 옆으로 다가왔고 우리는 서로에게 따뜻한 작별 인사를 건넸다.문이 닫히고 빗장이 걸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쉽게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가 촛불을 들고 계단을 올라가는 모.. 2024. 9. 27.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구부러진 길을 가면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 듯이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뜨는 구부러진 길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 이 준관 - 고속도로의 쫙 뻗은 시원함이 좋기도 하지만시골의 구불구불한 길은 참 정겹다.우연히 등 굽은 어르신의 느린 무단횡단조차도 참을성 .. 2024. 9. 25.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8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