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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530

늙음이 걱정되지 않는 이유 예전엔 나이 들면 뒷방 늙은이로 전락하는 거라 생각했었다. 쭈그렁쭈그렁 주름진 얼굴에 굽은 등으로 기어 다니다시피 엉덩이로 집안을 질질 돌아다니는 모습, 있어도 없는 듯 무시하는 가족들, 냄새나고 어두운 뒷방에 작은 쟁반에 몇 개 안 되는 반찬과 더불어 밥을 넣어주면 다 먹고 슬그머니 문 밖으로 내밀어 놓는 모습. 기역자로 꺾어진 허리로 지팡이 짚고 느릿느릿 걸어 다니거나 햇빛 쪼이며 웅크린 골목길의 초라한 모습... 내겐 예전 노인의 모습은 이러한 이미지다. 그러나 요즘은 전혀 그렇지 않다. 세련된 옷차림, 고상한 말투, 여유로운 자태... 지금의 내겐 이런 어른의 모습이 더 많이 그려진다. 물론 이런 노인과 대조되는 추한 늙은이의 모습으로 다가오는 노인들도 많지만... 나의 노후를 생각하면, 지혜롭고.. 2023. 10. 2.
평일의 하루는 나를 위해서 지난번 일기를 쓰면서 영어공부 다섯 가지 중에서 두 개는 24년에 하기로 했고, 하나는 편하게 공부하기로 했으니 오직 두 개의 공부만 집중하기로 했었다. 이것저것 찝쩍거리고 있는 취미생활도 하나씩 해나가자고 마음먹었었다. 그리고 하나 더, 결심한 것이 있다. 평일 5일 중에서 4일만 공부하고 하루는 나에게 선물하는 것!! 그 하루는 영화를 볼 수도 있고, 온전히 휴식만 취할 수도 있고, 지인을 만날 수도 있고, 취미생활을 할 수도 있다. 공부에 쫓기지 않고, 나에게 집중하고, 나를 위한 시간으로 보내기로 다짐했다. 그저 내 마음이 가는 대로 보내기. 내가 왜 공부하고 있는지 생각해봤다. 현실적인 목표는 '공부방'을 여는 것이다. 큰 규모의 학원이 아닌 내가 가르칠 수 있는 인원 정도만 안고 가는 작은 규.. 2023. 10. 1.
취미도 공부도 미니멀하게 항상 새벽 1시, 2시에 눈이 떠진다. 10시에서 11시 사이에 잠이 드니, 세 시간 정도 잠을 자면 저절로 눈이 떠지는 거 같다. 이렇게 아침까지 깨어있으면, 아침식사를 하고, 청소를 하고, 공부를 하다가 졸려서 또 한숨 자게 된다. 의자에 앉은 채로 잠을 자면 한 시간 정도 자게 되고, 아예 맘 놓고 자면 거의 세 시간 가까이 잔다. 그런데 이 시간을 모두 합쳐봐야 5시간에서 6시간 정도에 불과하고, 어떤 날은 네 시간밖에 안 자게 된다. 잠이 너무 부족하다. 아침까지 푹~ 자고 싶은데, 불면증도 아니고 참 이상하다. 내일부터는 중간에 눈이 떠져도 잠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계속 잠을 청해보자. 요즘에 계속 드는 생각이 있다. 내가 너무 과하게 많은 것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바로 그것이다. 영어공부도 .. 2023. 9. 23.
이젠 즐겁게 일할 수 있다 올해 2월 중순부터 호평에 있는 영어학원에 근무하기 시작했다. 2월엔 드문드문 일하다가 3월부터 본격적으로 일을 했다. 국어논술 선생님으로 일을 하게 될 줄 알았다가, 영어선생님으로, 다시 학원의 여러 업무를 봐야 하는 사무직으로, 그러다가 영어선생님과 사무직을 병행하는 것으로 고정되어 그렇게 6개월의 시간이 흘러 지금까지 왔다. 그 시간 동안 나의 마음고생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원장의 유별난 성격 덕분에 내 마음은 큰 상처를 입었고, 내 몸에도 이상이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하루에도 열두 번 이상 들었지만, '셀프퇴장'은 없다는 나만의 공식으로 버티고 또 버텨내고 있었다. 사람들은 내게 그만두라고 말을 하고, 견뎌내는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기도 했고, 안타.. 2023. 9. 21.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힘을 다시 학원을 그만둬야 할지, 계속 다녀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어느 한쪽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더 커지면 과감하게 결정하겠는데, 딱 50:50의 마음이었다. 혼란스럽기만 했다. 그러다 지인이 내게 말했다. 반반의 마음이면 그냥 다니라고. 아하~ 맞다. 반반일 땐 그냥 다니는 쪽을 선택하자. 그럼 돈이라도 벌지 싶었다. 이런 마음으로 일을 하는것이 옳고 그른 것을 떠나 내 마음이 흡족하지 않았다. 나에겐 돈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으니까... 만족감, 행복감, 충만함 같은 언어를 충족시킬만한 감정이 필요했다. 오로지 돈만 바라보며 다니기엔 가슴 한구석이 허전했고, 이런 마음으로는 오래 버티지 못할 거 같았다. 어제는 학원장이 자신의 남편과 운전하시는 기사님과 모든 각 과목의 샘들을 불러 함께 점심 먹고.. 2023. 9. 7.
공부는 반으로, 행복은 두배로 일요일에 아들 내외가 다녀갔다. 올해 남편의 생일은 환갑이라는 타이틀이 달린 좀 특별한(?) 날이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생각한 최고의 선물을 들고 왔고, 우리 내외는 반은 기쁨으로, 반은 떨떠름한 기분으로 선물을 받았다. 비싼 휴대폰을 우리 부부에게 선물했는데, 우리에게 물어보았다면 필요한 것을 요구했을 것을... 본인들의 생각대로 준비하다 보니 우리의 마음과는 조금 맞지 않았다. 그러나 준비해 온 마음이 예쁘고, 충분히 고마웠다. 그리고 아들내외가 예쁘게 사는 모습이 참 보기 좋고, 내가 아들을 잘 키웠구나, 며느리도 잘 들어왔구나, 나만 건강하면 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문제는... 아이들이 다녀간 날짜가 일요일이다 보니, 다음날 출근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던 것 같고, 일요일 새벽에 일어난 것이 가.. 2023. 9. 5.
드디어 남편 출근~ 남편이 회전근개파열로 어깨 수술을 한 후 거의 두 달이 되었다. 더운 여름, 물론 에어컨은 틀고 있었지만, 거의 두 달을 함께 지지고 볶으며 집에 있었는데, 팔을 쓰지 못하는 상태이니, 모든 일이 내 몫이 되었다. 로봇청소기가 먼지를 빨아들이고 나면 물걸레질을 남편이 해주었는데, 이것도 내가 해야 했고, 함께 장을 봐와도 무거운 물건 들기는 내 몫이 되었다. 저녁 먹은 설거지는 본인이 알아서 하고, 내가 점심에 먹고 나간 그릇도 저녁에 본인의 그릇들과 함께 해주기도 했는데, 모두 내가 퇴근한 후에 해야만 했다. 모든 일이 모두 내 몫이었다. 그러다 보니 더운 여름의 내 짜증은 하늘을 치솟았다. 학원일은 버겁고, 원장의 잔소리며 말도 안 되는 호통에 나의 인내심은 바닥이 드러났다. 남편의 상태가 그러하니 .. 2023. 8. 29.
내 목표만 보고 가면 된다 왠지 내가 진 것 같다. 이겼다고 한들 내 마음은 역시 힘들었을 테지만, 진 것 같은 이 느낌도 과히 좋지는 않다. 그녀는 그런 사람이다. '소통'을 한 것 같은데, 서로의 진심의 끝을 끝내 보지 못한 느낌. 그녀는 저만치 있고, 나는 손 내밀고 싶지 않은데, 손 내미는 척이라도 해야 할 거 같아, 한 번 해보았는데, 괜히 했다고 후회되는 느낌. 내 손짓에 그녀를 의기양양하게 만든 거 같아 내 속이 꼬이는 느낌. 이 느낌이 참 싫다. 그녀와 내가 이 정도의 사람들인 것이 싫고, 내가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과 매일 마주치고 함께 일해야 하는 것이 싫다. 그녀는 자신이 많이 바쁘고,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이런 자잘한 감정을 느낄 시간조차 없는 사람처럼 이야기한다. 나는 그녀에게 그럴 거라고 .. 2023. 8. 14.
2025년 12월까지 셀프퇴장은 없다 지난 일기를 쓴 지 벌써 2주째가 되어간다는 것은 내가 그만큼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육체적으로도 바쁘고 힘든 시간이겠지만, 정신적으로도 역시나 마찬가지로 힘들었다. 늘 그렇듯이 원장 때문이다. 내가 정말 큰 실수를 하고, 일처리를 크게 잘못했다면, 원장으로서 짚고 넘어가는 것이 맞을것이다. 그러나 그럴 만큼의 잘못을 한 적도 없는데, 어쩌면 그냥 스쳐 지나가도 될 일들로 보이는 것들인데, 모든 것이 일일이 지적되는 상황이 정말 화가 나고 참을 수 없었다. 암경험자에게 스트레스는 '그야말로 쥐약'인데, 이런 상황을 '극뽁'해야 하는 것이라고 판단해야 하고, 정말 말 그대로 견뎌내야만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앞의 일기에 내가 썼듯이 내 마음을 바꾸고, 견뎌내보자 했었는데, 도무지 그게.. 2023. 8.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