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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536

뜬금없는 새해 다짐 뜬금없이 새벽에 눈이 떠졌다. 그대로 다시 잠을 청해볼까 하다가 이따가 졸리면 잠시 눈을 붙이기로 하고, 지금 일어나서 할 일을 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이 들어 그대로 일어나 책상 앞에 앉았다. 일찍 일어난 덕분에 하루가 무척이나 길어진 느낌이다. 매일 새벽 5시에 기상을 하려고 했다. 하루를 멋지게 계획하고, 잠시 영어공부를 하고 아침을 맞이하려 했다. 하지만 8시에 퇴근을 하고 집에 오면 9시가 다 된 시간, 아무리 간단하게 간식으로 저녁을 먹고, 정리하고, 씻고, 바로 누워도 10시이다. 아무리 빨리 자려고 허둥지둥 서둘러도 10시반정도가 된다. 5시 기상을 하면 많이 자야 6시간 반이다. 그런데 이건 가상의 경우이다. 여차해서 12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에 잠이 들면 겨우 5시간을 조금 더 자게 되.. 2019. 11. 29.
나에게 블로그에 일기쓰기란.. 블로그에 일기를 쓰는 것이 어느 날은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노트에 일기를 쓰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했다. 남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쓰는것이 아니라면 굳이 이렇게 공개 블로그에 일기를 써야 하는 것인지, 그렇다면 왜 비공개로 돌리지도 않는 것인지, 나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 지인들이 알려달라고 해도 쑥쓰러워서 알려주지도 않으면서. 아무런 제재없이, 거리낌 없이 내가 쓰고 싶은 것을 모두 쓸 수 있는 공간 이어야 하는데, 혹시 남이 볼 거라는 생각에 글을 쓰는 것이 조심스럽고, 편안하지 않을 때도 있다. 그렇다면 난 왜 이렇게 이곳에다 일기를 쓰고 있는 것일까? 재미있을거 같았고, 희망에 차 있던 처음 일기를 쓰던 그 마음은 어디로 간 걸까? 모르겠다. 애써 알고 싶지도 않다. 다만, 다시 종이 일기.. 2019. 11. 28.
예쁘다는 말 나는 예쁘다, 날씬하다, 멋쟁이다라는 말을 듣는 것을 참 좋아한다. 누구나 그러하겠지만... 평범한 다른 여성들보다 유달리 외모에 관심이 많고, 예쁜 것을 무척이나 선호한다. 그러다 보니 옷이나 신발, 액세서리 구입에 돈을 쓰고, 그 돈을 그다지 아까워하지 않는다. 그로 인해 느껴지는 기쁨이 무엇보다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항암을 하며 살이 빠졌고, 지금은 몸무게가 조금 늘었다고는 하나 예전에 비해 10킬로그램이나 빠져있는 상태다. 당연히 옷을 입은 '태'가 예전 같지 않지만, 그것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지난 토,일요일에 연달아 세 팀의 지인들을 만난 후, 좋은 사람들을 만나 즐거울 줄 알았는데, 행복하지 않은, 왠지 허전한 느낌이 들었었다. 그 이유를 며칠동안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 2019. 11. 27.
나를 돌아본 시간 지난 토요일, 일요일은 지인들을 만났다. 토요일에 모임 하나, 일요일에 모임 둘. 즐겁게 수다 떨고, 맛난 거 먹고, 바람도 쏘이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아침 이상하게 허전한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일까? 내가 아플 때 크고, 작게 응원해준 사람들이고, 그것이 고마워 내 돈을 들여 밥을 즐거운 마음으로 밥을 샀는데, 무엇이 이런 마음이 들도록 만드는 것일까? 우선, 지금 많이 피곤하다. 사람들과의 약속을 무리하게 했다는 걸 깨닫는다. 올해가 가기전에, 바쁜 12월이 오기 전에 해치우듯이 만나는 이런 만남은 앞으로 지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되어서 만나게 되면 만나는 것이지, 숙제하듯이 해야 할 일은 아닌 것이다. 연말이라고 몰아서 하니, 사람 귀한 생각보다는 일의 한 부분처럼 .. 2019. 11. 25.
두서없이... 암 수술 후 10월에 가까운 시간 동안 정말 힘든 시간을 지나왔다. 수술한 부위의 통증은 하루가 지나면서 조금씩 회복이 되었지만, 음식을 섭취하면서 느끼게 되는 복통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이었다. 하루 종일 복통을 동반한 설사를 30번도 넘게 하며, 눈물, 콧물 흘리던 그 시간들을 떠올리면 끔찍하다. 지금도 눈물이 날 정도이니... 항암은 또 어떤까! 엄청난 구토와 오심, 손, 발 저림, 설사로 몸은 한없이 야위어갔다. 초등학생 몸무게인 34킬로그램까지 뚝~ 떨어진 나의 몸무게. 툭툭 불거져나온 앙상한 뼈. 할머니의 쪼그라진 가슴처럼 갈비뼈에 살을 묻어버린 가슴. 여자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고, 몇십 년 후 늙어있을 내 모습을 미리 보는 것 같았다. 평소 예쁘다는 소리도 듣고, 멋쟁이라는 소리.. 2019. 11. 22.
다이어리 다이어리를 참 좋아하는 나는 한 해가 가는 12월쯤이면 새로운 다이어리를 준비해서 다가오는 새해를 맞이 할 준비를 했다. 그리고 늘 일일계획표를 짜고 그 계획표대로 살고자 하는 욕망도 매우 컸다. 그런데 문제는 그 계획을 제대로 지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저녁만 되면 마시는 술 때문에 모든 계획이 흐트러졌다. 술 마시느라 망가진 저녁시간, 숙취로 침대에서 버둥거리며 버려지는 아침시간... 당연히 계획은 허황된 꿈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나는 또 다시 계획을 세우고, 또 망가진 계획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악순환의 고리를 이어가고 있었다. 알코올 중독... 그것이 나에게 암이라는 병을 선물하고, 덕분이라면 그 덕분에 자연스럽게 술을 끊게 되었다. 수술을 한 이후 지금까지 10개월 동안 술을 .. 2019. 11. 20.
CT촬영 검사 결과 지난 목요일 ct촬영, x-ray, 혈액검사를 했었다. 결과는 일주일 후인 어제서야 들을 수 있었다. 3개월 전 검사에서 혈액검사 수치가 불안하다고 했었다. 그래서 6개월 후가 아닌 3개월 후에 검사를 다시 했고,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으로 종양내과센터 앞에서 내 이름이 불려지기를 기다렸다. 성당 다니던 사람이 안나가면 없던 암도 생길 것처럼, 신앙생활도 인과응보로 여기는 엄마의 비논리적인 잔소리를 듣기 싫어하면서도, 성당에 무심한 나를 벌하시지는 않을까 싶은 불안한 마음까지 끌어안고 대기하고 있으려니 마음이 착잡했다. '하느님, 제발 좋아졌다는 말을 듣게 해주세요~ 그러면 제가.... ' 에잇~ 부질없이 또... 한줄기 흐르는 눈물... 늘 그렇다. 괜찮다가 뜬금없이 눈물이 난다. 왜 이런일이 생겼는가!.. 2019. 11. 16.
삼신가전 삼신가전이란것이 있다는 것을 얼마 전 2019 트렌드 코리아란 책을 소개해주는 동영상을 보다가 알게 되었다. 그 세가지 가전제품은 의류건조기,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라고 한다. 암 수술을 하고 난 후 구입을 하게 된 의류건조기. 학원 원장님이 좋다고 했었지만, 그다지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빨래는 모름지기 탁탁 털어서 햇빛에 바짝 말려야 제맛이지. 그리고 난 '스타일러'를 사고 싶단말이지. 그런데 모두들 스타일러는 별로라고 했었고, 암 수술 후 빨래를 널고, 걷어들이는 작업이 힘겹게 느껴졌다. 의류건조기의 장점을 누누이 강조하던 남편의 영향도 있어서 결국 구매하였고, 막상 써보니 정말 괜찮았다. 빨래한 후, 건조대에 널어야 하는 수고로움 없이(이것도 시간이 꽤 걸린다) 바로 건조기에 툭툭 던져 넣으면 .. 2019. 11. 13.
평창 김치 축제... 두번의 김장 올해는 우연치않게 김장을 두 번에 걸쳐 했다. 지난 주말에 늘 하던 대로 엄마네서 김장을 하게 될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보다 한 주 앞선 지지난 주말에 평창 김치 축제에 참석해서 20킬로그램의 김치를 만들어왔다. 엄마의 건강상의 문제로 더 이상 김장을 하지 못하게 될 거라고 판단, 앞으로 평창 김치 축제장을 이용해 볼 생각으로 미리 다녀온 것이다. 우리 부부는 이번에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은 채로 그곳의 사정을 알아보기로 했다. 와~ 정말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아도(물론 돈은 가져가야 함. 우리의 경우는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을 했다.) 되는 시스템이었다. 잘 절구어진 배추와 미리 만들어진 배춧속, 그리고 간단한 장비(앞치마, 위생모, 장갑 등등)를 받아 들고 비어있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김치를 만들.. 2019. 1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