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 - 고독, 혼자만의 시간 갖기
배철현 교수의 심연, 수련, 정적, 심화라는 책 네 권을 읽으며 생각을 했다. 늘 곁에 두고 읽어야지. 처음부터 다시 읽으며 생각의 단상들을 리뷰해야지. 그것을 책 읽기로 분류할지, 나의 일상으로 분류할지조차 헷갈리면서도 책을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나를 정리하리라 마음 먹었었다. 그리곤 무엇이 바빴는지 그럴 시간을 만들지 못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오늘 시작이다. 다시 집어든 '심연'의 처음 1부는 '고독, 혼자만의 시간 갖기'라는 소주제로 시작한다. 참 마음에 든다. 혼자 있는 시간을 외로움이라는 이름으로 이름 짓고, 슬퍼하며, 힘들어하는 것이 아니라 외로움과는 다른 이름, 즉 고독이라 이름 짓고, 또 그런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려는 입문자는 다음 세 단계를 거쳐야 한다..
2021. 3. 21.
내가 좋은 날보다 싫은 날이 많았습니다 - 변 지영 -
제목이 맘에 들었다. 물론 지금의 나는 내가 싫은 날보다 좋은 날이 훨씬 더 많다. 아니, 어쩌면 내가 마냥 좋다. 암 수술하기 전의 나와 암 수술한 후의 나는 많이 변했으니까. 근본적인 나의 성격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습관이 바뀌었고, 습관이 바뀌니 태도가 바뀌고, 삶에 대한 마음가짐이 변했다. 일주일의 하루, 이틀을 제외하고, 온통 술로 살아온 날들... 밖에서의 생활은 완전했지만, 집안으로 들어오면 술 없이 잠드는 날은 거의 없고, 아침이면 숙취와 피곤함과 자괴감으로 자살충동까지 느끼며 살아야 했던 날들... 변하고 싶었지만, 이미 내 발에 꼭 맞는 신발이 되어 도무지 벗어던질 수가 없었다. 차라리 그런 삶을 즐겼다면 아무 생각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며 살아갔을 테지만, 나의 이성은 옳고 그름을 ..
2021. 1. 11.
시작하기엔 너무 늦지 않았을까? -나를 살린 달리기 -벨라 마키-
원래부터 운동을 잘하지도 못하고, 운동하는 걸 제일 싫어했다. 나와 운동은 함께 하지 못하는, 격리된 두 개의 각각의 그 무엇이었다. 물론 늘 운동의 필요성을 알고, 해야 한다고 생각은 했으나, 불쑥 한 번 걷기를 하곤 다시 제자리였었다. 그러다 암으로 수술을 하고 나니, 수술한 다음날부터 일어나서 걸으라고 한다. 아픈 것도 아픈 것이지만 수술하기 이틀 전부터 먹은 것도 없고 굶은 지 4일째인데, 겨우 숨만 쉬고 있는데, 걸어야 산다고 한다. 어쩌랴. 살아야지. 기를 쓰고 일어나 병원 복도를 걷고,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것과 같은, 입으로 바람을 불어서 공을 올리는 작은 물체를 연신 불어댔다. 그 후로도 항암을 하면서, 내 몸은 계속 말라가고, 체력은 바닥을 향해 내려갔고, 운동은 늘 절실한 그 무엇이었..
2020. 12.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