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밥 사주고 싶다
2박 3일 같은 1박 2일의 꽉 찬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 날, 약속이 있다는 것이 너무 부담이 되었다. 먹고 싶어서 구입한 딸기를 먹을 시간도 나지 않을 거 같았고,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도 너무 일러서 부담스러웠고, 나의 체력의 한계가 걱정되었고, 지치도록 돌아가는 일정이 무거웠고, 쉬고 싶었다. 미안했지만, 그녀에게 다음날을 기약하며 약속을 미뤘고, 오늘 하루를 선물 받은 듯, 정말 행복하게 보내고 있다. 커피 한잔의 여유, 남편이 돌아오면 함께 먹기 위해 쌀을 씻어놓고, 저녁 상에 오를 생선을 어떻게 요리할지 생각하며, 읽어야 할 책을 읽으며 보내는 행복, 해야 할 빨래와 마음먹었던 대추차를 끓여 냉장고에 넣어두고, 사용한 그릇들을 모두 깨끗이 씻어 물이 빠지도록 엎어 놓은 후에 느껴..
2023. 2. 1.
시험 보느라 수고했어~
성당에 가려고 했는데, 늦은 아침 먹고, 괜히 여유 부리다 보니, 성당에 갈 시간도 놓치고, 사실 귀찮기도 했다. 3주 동안 꼼짝 안 하고 집에만 있었던 것이 습관처럼 되어버린 느낌이다. 집에서 이것저것 정리하고, 사복시험 합격선을 넘긴 것 같다는 카톡을 여기저기 보내다 보니, 벌써 하루가 기울어간다. 어제 시험은 누군가의 말처럼 '길고도 힘든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특히 나에게는... 집에서 7시 출발, 8시부터 교실에 앉아 되지도 않는 마지막 암기빨을 세웠고, 시험이 끝나는 1시 50분까지 총 7시간 가까이를 오로지 귤 세계와 초콜릿 3개, 사탕 3개로 버텼다. 이건 뭐 웅녀도 아니고, 무신 짓인지... ㅎㅎ 아~ 물 반컵도 있었구나! 뭐라도 잘못 먹었다가 설사라도 날까 봐 세 개째의 귤을 먹을 때는..
2023. 1. 15.
열심히 살아야 할 또 다른 이유
아들이 결혼을 하겠다고 했었다. 교환학생이 되어 1학년 2학기에 중국으로 간 후, 대학교 2학년이 되자마자 만난 같은 학교 여친... 7년, 8년의 끊임없는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다가, 드디어 결혼을 한다고 했었다. 맘에 쏙 드는 며느리감은 아니었지만, 오랜 시간 친구로 함께 지내온 그 아이와 헤어질 수 없는 모양이라고 인정하고, 조금 부족해도 내 가족으로 받아들이자고 마음먹었었다. 상견례까지 다 끝나고, 결혼에 관련된 것들을 저희들이 알아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헤어지게 되었다. 여친의 변심. 변변한 전세 아파트 하나 마련해주지 못하는 우리의 처지가 못마땅했음일지, 두 사람의 문제일지까지 나는 헤아리지 못한다. 남녀사이의 일이고, 아들은 세세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 이야기를 들었는데, 나의 ..
2023. 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