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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534

감정 낭비 사람은 사람에게서 사랑을 찾고, 용기를 얻고, 희망을 보고, 행복을 느낀다. 반면에 사람에게서 실망, 미움, 배신, 질투, 좌절 등의 부정적 감정을 느낀다. 가깝지 않은, 적당한 거리를 두고 만나거나 연락하는 이들에겐 바라는 것이 없으니 긍정적인 감정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다. 사람을 좋아하는 나는, 그만큼 상처받고, 또 그만큼 다른 이에게 상처를 주는지도 모르겠다. 상처를 받은 만큼 돌아서고, 돌아서는 횟수나 강도는 고스란히 상대에게 되돌아갈 테니 말이다. 내가 받는 상처가 오롯이 나만의 것이라고 생각했던 예전과는 달리, 요즘은 상대의 상처도 무심하지 않게 된다. 천성적으로 예민한 성격이었지만, 암환자가 되고 난 이후에, 나를 환자 취급하는 사람의 말에 매우 민감해졌다. 대충 살라는.. 2021. 5. 7.
현재의 삶도 미래의 삶도 행복하고 평화롭게... 내가 만든 맛난 요거트에 어제 사온 딸기를 찍어 먹으니 정말 맛있다. 최근에 알게 된 재즈 음악 사이트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혼자 멜랑꼴리한 감정에 빠져본다. 평온하고 행복한 마음이다. 지난 월요일, 화요일의 무거웠던 몸과 마음이 어제부터 풀어지기 시작했다. 잠귀신이 든 것처럼 오전 내내 잠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 해야 할 일들을 하지 못하니 마음이 참 불편했었다.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했다는 실망감과 어디 아픈 건 아닌가 싶은 마음까지 더해졌었다. 내 몸이 잠과 쉼을 원하는 거라고 위안을 했지만, 마음 한구석 불편하고,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어제 새벽에 기분 좋게 눈이 떠졌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루틴대로 아침까지 보냈다. 쇼핑할 일이 있어 쇼핑센터에 가서는 출근할 시간이 다가오는데 일.. 2021. 4. 29.
새벽시간, 나만의 시간, 그리고 집중 늘 그렇듯이 특별한 것도 없는데 일주일이 후다닥~ 지나가 버리고, 늘 아쉬움이 남는 날들이다. 매일 해야 할 일들이 빼곡하고, 그것들을 해 내며 뿌듯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놓치는 것들이 많아 쫓기는 느낌이 든다. 이렇게 바쁘게 살아야 하는 건가 싶은 마음에 다 내려놓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고, 나의 계획이 잘못된 것인지, 욕심이 지나친 탓인지, 집중의 문제인지, 시간관리의 문제인지 고민하게 된다. 어제가 그랬다. 여러 가지 계획을 세웠던 일요일. 아침나절의 2시간에 가까운 잠으로 오랜만의 피로를 풀었고, 동네 뒷산의 새로운 발견으로 운동과 힐링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는 만족스러움과 더불어 그것들로 인해 하지 못한 것들이 있었다. 아쉬움이 남은 일요일을 마무리하며, 출근이 늦은 월요일에.. 2021. 4. 27.
생활비 줄이기 학교 과제물 준비하느라 일기를 쓰지 못한 지 벌써 열흘이 다 되어간다. 과제 준비를 위해 빌려온 책들의 반납기한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미 과제는 끝냈지만, 대출 한 이 책들에 대한 흥미로 아직도 반납을 미루고 있다. 부지런히 읽고, 얼른 반납해야지. 이 책들에 대한 리뷰를 할 시간은 도무지 나지 않을 거 같다. 혹시라도 이번 주 토요일에 근무를 하지 않게 된다면, 꼭 책 리뷰를 하리라 마음 먹어본다. 지난 주말에 여행을 다녀오며, 늘 그렇듯이 차 안에서 남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뼈때리는 말이 계속 마음에 머물렀다. 앞으로 초과근무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얘기였는데, 남편의 초과근무수당은 우리 살림의 중요한 부분이라, 그만큼의 수입이 줄어든다면, .. 2021. 4. 21.
10퍼센트 덜 하기 10퍼센트 덜하기... 내 삶에서 어쩌면 가장 필요한 것인 듯했다. 10퍼센트만 덜 욕심부리고, 10퍼센트만 내려놓는 연습이 필요한 거 같았다. 공부는 이 만큼 해야 하고, 집안일은 깔끔하게 모두 마무리되어야 하고, 사람들과의 만남도 소홀히 하면 안 되고, 책도 한 달에 몇 권은 읽어야 하고, 부모님 모시고 여행 가는 것도 빠뜨릴 수 없고... 왜 그토록 내가 정해 놓은 틀 안에 나를 묶어 두고 힘겨운 바쁨으로 치달았을까? 생각한 것들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을 때 오는 스트레스, 짜증, 불안함이 나를 얼마나 힘들게 했던가! 쫓기듯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바빴던가! 유태우 박사는 10퍼센트 덜 하라고 말한다. 처음에는 왜 그래야 하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다 끝내면 될 것을 굳이 왜 남겨야 하는지 말이다.. 2021. 4. 12.
한줄로 요약 된 내 삶의 목표 따스한 봄 햇살, 살랑이며 부는 바람, 파란 하늘, 연둣빛으로 물들어 가는 산과 나무들, 울긋불긋 피어나는 꽃들... 이런 자연의 신비로움 탓일까? 내 몸은 점점 더 건강해지고, 내 마음도 점점 더 튼튼해지고 있음이 느껴진다. 이번 주는 월요일에 남이섬을 방문해 걷기 시작한 것을 출발로, 하루도 빠지지 않고 걸었다. 그래서인지 배가 아픈 적도 없고, 마음이 힘든 적도 없다. 이것이 '움직임의 힘'이고, '자연의 힘'이구나 싶다. 한결 건강해진 몸과 맘으로 일주일을 보내며 몇 가지 마음 정리와 결심을 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도 했다. 암 수술 이후로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참 열심히 살아간다고 자부하면서도, 궁극적으로 내 삶의 목표가 무엇인지, 왜 열심히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아, 가끔은 내가 가.. 2021. 4. 9.
미안한 마음은 잠시 접어두기 봄이 되고 여행 다니기 좋은 계절이 되니, 올 한 해는 부모님과 함께 하는 여행은 하지 말자고 다짐했던 내 마음이 흔들린다. 습관처럼 익숙해진 부모님과의 여행을 내려놓기 위해, 그리고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기 위해 많이 애쓰고 있는 중이다. 동생과 함께 하는 여행을 꿈꾸시며, 나와의 여행을 약간 달가워하지 않는 아빠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는다. 그러나 나하고의 여행을 행복해하는 엄마를 생각하면 죄송한 마음이 드는건 어쩔 수 없다. 두 분 모두 연로하셔서, 한 시간이 넘는 승차는 두 분을 피곤하게 한다는 이유로, 또 차만 타면 멀미를 하는 엄마 탓에 이제는 함께 여행가지 않겠노라고 선언을 했고, 두 분은 고개를 끄덕이셨다. 엄마는 서운해하셨지만 약해진 체력을 느끼시고 계시기에 받아들이셨다. 물론, 가.. 2021. 4. 6.
미래의 내가 성공하는 중 바쁘게 쫓기듯 살다가 문득 이렇게 사는 삶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슬그머니 그 바쁨을 내려놓고 여유를 부려보고, 사람들을 만나본다. 그러나 늘 바쁘게 살았던 삶이 습관이 된 것인지, 내가 그렇게 생겨먹은 모양인지, 다른 것들이 나의 만족감을 채워주지 못한 탓인지, 어느새 나는 다시 바쁜 삶을 살아간다. 그게 편하고 좋은 건 왜일까? 사람들은 나에게 왜 그렇게 힘들게 사느냐고 말하며 은근히 질책한다. 암환자임을 굳이 인식시키며 유별나게 애쓰며 산다고 말한다. 편하게 살라며 안쓰러움을 넘어서 비아냥거린다(물론 내 느낌일 뿐). 그런 말을 자주 듣게 되면 내가 잘 못살고 있는것만 같다. 내가 나를 몹시 학대하는 것만 같다. 그리고 또 가끔은 편안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바쁘게 돌아가는 삶이 버겁게.. 2021. 4. 1.
slow and steady 공부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 나는 어쩌면 열심히 하려고 마음먹었는지도 모르겠다. 지난번 일기에도 내려놓자고 하고서 또 열심히 하려고 욕심을 냈으니 말이다. 뭐든지 시작하면 열심히 하고 싶은 내 열정을 어쩔 수 없지만, 내가 암환자라는 사실을 또 잊어버린 것이다. 사회복지학 공부를 시작하면서, 한 학기에 12학점 정도만 공부하자고 생각을 했었는데, 18학점도 어렵지 않다고 한 어느 선배의 말에 다시 욕심을 내었다. 그런데 그것은 건강한 학우의 경우에 해당되는 말 일거다. 나의 경우처럼, 암환자에 주부, 그리고 직장까지 다니는 사람은 쉽게 6과목을 꾸려 나갈 수 없다. 3~4개월 동안 12번의 과제 제출을 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그저 쉬운 일만도 아니고, 그렇게 시간에 쫓겨서 정작 내가 원했던 진.. 2021. 3.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