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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534

살아있음의 기적 성인 여자의 몸무게가 40킬로그램이 안된다는 건 심각하게 말랐다는 것이다. 2020년이 가기 전에 내 몸무게를 40킬로그램이 넘어가도록 만드는 것이 나의 목표였는데, 아직도 그 목표 몸무게를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 암환자가 되기 전의 내 모습도 마른 체형이었지만, 고기와 술로 만들어진 든든한 뱃살과 허리살이 있었고, 지금에 비하면 차라리 통통하다고 할 판이다. 누가 들으면 어이없어하겠지만. 아침에 눈 뜨면서부터 잠들 때까지 먹는 것을 내려놓지 않으려 애쓰지만, 워낙 먹는 양이 많지 않고, 그와는 대조적으로 나의 활동량은 상당히 높다. 이러하다 보니 가끔씩 어지럽고, 기운이 달릴 수밖에. 그러면 나의 활동을 제한한다? 되도록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거나, 누워서 잠만 자기? 이건 또 말이 안 되지 않는가!.. 2021. 2. 24.
좋은 잠 습관을 만들어가자 어쩌다 보니 잠자는 시간이 이상해졌다. 11시에는 무조건 잠들기로 했는데, 많이는 아니지만 11시가 조금 넘어서야 잠들기 시작했고, 1시, 2시가 되면 눈이 떠져서 그냥 일어났고, 그러다 보니 아침 식사를 끝내고, 집을 정리하고 나면 너무 졸려서 견딜 수가 없어서, 아침 9시부터 다시 잠을 자는데, 밤잠보다 더 많이 즉, 세 시간 전후로 잠을 자게 된다. 계속 좋지 않은 잠 습관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알고 있다. 문제는 낮잠에 있다는 것을. 하지만 낮잠을 안 자면 학원에 나가서 밀려오는 잠 때문에 나 스스로도 어쩌지 못하는 상황이 되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기에, 낮잠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도 없다. 어제, 하루 종일 고민을 하며 결론을 내렸다. 밤 10시 30분을 전후로 침대에 누워 저녁 명상.. 2021. 2. 19.
새로운 공부를 시작했다 새로운 공부를 시작했다. 정말 열심히 살았다. 이십대 후반부터 새벽 4시, 5시에 일어나 공부를 했다. 남편을 도와 일을 하고 있었고, 어린 아들도 있었지만, 나는 강렬한 공부의 열망을 품고 있었고, 그 열망을 막연하게 꿈으로 남겨두지 않고, 현실로 끌어내었다. 술을 마시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여서, 술과 함께 한 공부라고 해도 될듯하다. 그래서 내가 참 대단하다. 또 그래서 안타깝다. 그때, 술을 마시지 않았더라면 나의 삶은 다르게 흘러갔을지도. 지금 암환자가 되어 있지도 않았을 텐데... 이십대 후반에 시작한, 조금은 늦은 공부로, 국문학사, 영문학사, 아동학사라는 세 개의 학위를 취득하게 되었고, 영문학을 전공한 것은, 40대 후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영어학원 선생님이라는 타이틀을 갖도록.. 2021. 2. 16.
3개월의 세포 재생 기간, 얼마나 다행인가 암환자가 된 후에, 많이 보는 동영상은 아무래도 건강과 관련된 것일 수밖에 없다. 암환우의 동영상, 구충제 복용에 관한 동영상, 건강요리에 관한 동영상, 자연치유에 관한 동영상 등, 볼 것은 널리고 널렸다. 최근에 유방암 전문 의사의 동영상을 보다가, 나를 사로잡는 말을 들었다. 그 의사는 사람의 세포는 각각의 수명이 있는데, 평균적으로 3개월정도라고 한다(간은 6개월). 그래서 내 몸의 뼛속까지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3개월을 기본으로 철저히 내 몸을 만들고, 그 이후에는 그것을 유지해야 한다고 한다. 암환자는 늘 불안하다. 언제 다시 재발할지, 전이될지 모르기때문에 늘 불안한 마음으로 살아간다. 그래서 음식에 신경 쓰고, 운동하고, 나름의 방법으로 건강을 유지하려고 애쓴다. 하지만 주변의 먹거리는 건강하.. 2021. 2. 14.
커피관장 내려놓기 항암을 한참 하고 있을 2019년 초여름부터 '지혜와 성실'이라는 이름의 유튜버가 활동하는 동영상을 보기 시작했다. 암에 관련된 동영상을 보다 보니, 아마도 알고리즘을 타고 내 눈에 띄게 된 것으로 추측해본다. 그분이 동영상을 찍기 시작한 지 6개월여 되었을 때였고, 말기 유방암 환자로서 자연치유를 하고 있었기에 나의 필요조건과 딱 맞아떨어져 첫 영상부터 꼼꼼히 들어가며, 마치 나의 선생님인 듯, 그분이 하는 모든 것을 따라 하는 '따라쟁이'가 되었다. 가끔은 그분을 욕하는 구독자들도 있고, 내가 한참 지혜와 성실의 동영상을 볼 때, 나의 남편은 그 사람도 역시 돈 벌려고 하는 것이라며 대놓고 싫어했었다. 그러나 나는 그분의 진심이 느껴졌고, 또 그 당시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주변에.. 2021. 2. 7.
외로움 대신 고독 오늘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는 카테고리를 '나만의 책 일기'로 넣을까, 아니면 '나의 일상'으로 넣을까 고민을 했다. 책을 읽고 생각할 거리를 찾은 것인데, 아직 이 책의 리뷰로 쓸 만큼 다 읽은 상태도 아니고, 이 작가의 연작 시리즈 4권을 모두 끝낸 후 한꺼번에 정리를 하고 싶기 때문에, 나의 일상으로 결정을 했다. 다 읽지도 않은 책에서 지난번에 쓴 글도 그렇고 이번 일기도 그렇고,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구절을 자주 만난다. 사실, 이 책을 구입하기로 결심한 이유도 나를 보는 시간을 갖는 책 읽기가 되어주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었기 때문이고, 그렇기에 네 권의 책 값을 겁 없이 질러버렸었다. 얼마나 다행인가. 후회가 없는 책이고, 곁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삶이 힘들 때마다 꺼내보고 싶다는 생.. 2021. 2. 6.
나의 목마름을 해결해 줄 샘물 어딘가 허전하고 빈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바쁘게 휘몰아치듯, 일상을 살 땐 잊고 있던 어떤 감정이 훅 치고 들어올 때가 있고, 마음 깊은 어떤 곳에서 잔잔히 물결치듯, 아주 작은 속삭임처럼 아련하게 외로움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그 근원이 무엇인지, 원인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늘 외롭고, 누군가 그립고, 서글픈 감정이다. 너무 외로워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기도 하고, 가슴이 아파오기도 하는 그 감정을 나는 늘 어쩌지 못하고 있었고,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고, 설명해내지 못하고 있었다. 내 안에 있는것을 전혀 알지 못하고, 나는 엉뚱한 곳에서, 다른 사람에게서 찾으려 그토록 헤매고 다녔다. 사람에게서 찾으려 하니, 나는 더욱 외로웠고, 상대방의 돌려진 등에 대고 덧없는, 소리 없는 아우성만 쳐대고.. 2021. 2. 4.
2월부터 새로이 도전~~ 토요일은 집안일도 하지 않고, 어떤 약속도 잡지 않고, 오로지 공부만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 이유는 평일에 생각보다 많은 공부를 하지 못하고, 주말엔 집안일을 하느라 오히려 평일보다 더 힘든 하루가 되는 것에서 기인한다. 남편과 나, 두 사람 사는 살림살이가 왜 이리 고단한지. 물론 행복한 살림살이여서 즐겁게 하고는 있지만,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많이 하지 못하는 것이 늘 아쉬웠다. 어떻게 하면 시간을 잘 배분하고, 좀 더 많이, 좀 더 효과적으로 공부할지 늘 고민하면서 평일 새벽시간과 토요일 하루를 몽땅 공부하는 것으로 정해보았다. 물론 나의 체력이 가장 큰 문제다. 내 마음, 내 욕심, 내 계획을 내 체력이 따라가지 못한다. 계획을 세워놓고는 잠들어버리는 어이없는 일이 수시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2021. 1. 30.
지난 3년은... 어느 날 문득, 암환자가 된 이후의 2년의 내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 다가올 가까운 미래, 좀 더 구체적으로는 2021년을 생각하니, 3년의 삶이 한 번에 요약되었다. 굳이 일부러 어떤 목적이 있어서 생각을 하고, 구분을 한 것이 아니라, 문득 어떤 생각 끝에 떠올랐는데,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것처럼 똬~악~ 나눠지는 것이 참 흥미로웠다. 우선, 3년의 삶은 이렇게 나뉜다. 19년은 암 수술을 하고, 항암을 하며 암과 싸우고, 극복하고, 이겨낸 시간, 20년은 현실에, 사회에 적응하는 시간, 21년은 현재의 나를 직시하고, 있는 그대로의 진정한 나를 알아가는 시간. 2018년 12월, 건강검진으로 우연히 알게 된 위암과 대장암. 어이없는 마음에 믿어지지 않았지만, 현실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2019년 .. 2021. 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