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삶을 살고 싶다
작은 시누이는 말이 많다. 거의 2년 가까이 연락하지 않고 살았는데, 시어머님이 돌아가시면서 다시 보게 되었고, 그 말 많음에 또다시 상처를 입는다. 그리고 달라지지 않은 그녀를 보며 나를 돌아본다. 사실, 나도 그녀와 뭐가 다를까? 내 마음에 들면 품고, 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뒷담화를 하고, 멀리한다. 상대방에 대해 생각한 것은 나중에라도 꼭 말로 풀어내야 내 속이 편하다. 상대방이 어떤 마음이던지 그건 중요하지 않다. 내 입이 근지러워 견딜 수 없으니 그것만 해소되면 그만이다. 상대를 내 멋대로 평가하고, 내 잣대로 저울질한다. 내가 무조건 옳고, 상대방은 틀렸다. 내 마음이 우선이고, 상대방은 아무래도 상관없다. 아니, 상대방을 챙기지만 그건 결국 나를 위한 것이고, 챙긴 만큼 상대방이 알아주어야..
2022. 5. 25.
멋진 삶을 위하여
열흘만에 일기를 쓴다. 마지막 일기를 쓴 이후, 6개월에 한 번씩 해야 하는 정기검사를 해야 했고, 그 검사를 위해 거의 3일간 먹는 것을 조절해야 했다(이틀은 굶었다). 먹는 것에 예민한 나에게 굶는 것은 바로 스트레스로 이어졌고, 검사 일주일 후 즉, 그제와 어제의 담당 교수님들과의 면담까지 나의 초조한 마음마저 역시 스트레스를 확장시켰다. 그 시간이 열흘이었다. 검사를 위해 죽을 먹고, 굶고, 내가 제일 싫어하는 대장내시경을 위한 물약 먹기를 해야 했고, 일반인과는 다르게, 대장내시경을 하는 동안, 수면내시경임에도 불구하고 느껴지는 통증으로 인해 마취까지 깨는 그 시간을 견디고 견뎠다. 그 고통의 결과는 담당 교수님들에게서 듣는 '결과가 좋다'는 말. 역시 그 말을 들을 수 있었고, 특히 대장 담당..
2022. 5. 19.
죽음보다는 멋진 내 삶을...
이른 새벽, 눈을 뜨며 일어나는데, 온몸이 아팠다. 이틀 전, 어버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온 아들에게 내 방 침대를 내어주고 나는 거실에 깔린 토퍼에서 남편과 함께 잤다. 아마도 불편하게 잤으리라. 그다음 날, 우리 부부는 차박 여행을 다녀왔고, 당연히 차에서 불편하게 잤다. 이틀 동안, 나의 편안한 잠자리가 아니라 불편한 잠자리를 하고 난 후, 오늘 새벽의 기상은 힘들었다. 그렇게 눈을 뜨며, 참으로 오랜만에 나쁜 생각을 했다. '죽는 게 나으려나...' 왜 그랬을까? 왜 죽음을 떠올렸을까? 정기검사를 코 앞에 두고 있다. 수요일에 있을 위내시경, 대장내시경을 위해 오늘부터 먹는 것을 조절해야 한다. 건더기가 있는 음식을 피하고, 내일은 죽만 먹고, 저녁부터는 금식에 들어가야 한다. 검사를 앞두면 신경이..
2022. 5. 9.
1급시험을 위해 공부
4월 11일, 과감하게 일을 내려놓았다. 오래도록 꿈꿔왔던 일이라고 믿었는데, 그리고 그런 일일수 있었는데, 윗사람의 횡포였을지, 운이 닿지 않았을지 나도 모를 이유로 그만두면서, 당장 일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던 강한 욕구가 이내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대신 올 한 해는 열심히 공부하자는 마음이 그 자리를 차지해버렸다. 당장은 영어공부를 좀 더 열심히 해서, 실습이 끝나는 8월엔 다시 영어학원에 취업하리라 생각했었다. 몇 달 공부한다고 영어실력이 크게 향상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영어를 내려놓다시피 해서, 영어와 다시 친숙해지고, 깜빡거리는 영단어도 한 번씩 들여다 볼 생각을 했었다. 그러다 요즘 들어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까지 마저 다 끝낸 후, 그때 가서 취업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2022. 5. 6.
마음 편히 쉬어가자
벌써 5월이다. 추위에 떨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개나리와 벚꽃이 피고 지고, 진달래와 철쭉이 피고 지고, 연둣빛 어린잎이 점점 초록으로 짙어지고 있다. 남편과 함께, 예쁘게 변해가는 자연을 실컷 즐기는 요즘, 행복하다. 시어머니의 장례식을 끝낸 후, 남편과 나는 더욱더 편안한 마음이 되었다. 큰 형님 내외를 이해하기 시작했고, 두 시누이를 마음으로 품었다. 그동안의 섭섭함, 아쉬움을 털어내고, 그들에게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으리라 생각하며 모두 덮어두기로 했다. 서운한 마음은 고이 접어 하늘로 날려 보내고, 좋은 마음, 고마운 마음만 담아, 고운 말로 그들에게 직접 전했다. 고운 말을 하니 고운 말이 내게로 왔다. 그 고운 말에 내 마음이 더 말랑말랑 해졌다. 남편도 형과의 대화로 나와 비슷한 감정을 ..
2022. 5. 2.
오늘부터 열공
지지난 일요일에 시어머니께서 돌아가시고, 4일 상을 치르고, 원래 떠나려 했던 1박 2일의 여행을 하루 늦게 출발했고, 친구들과의 술 약속으로 우리 집에서 자겠다고 한 아들의 새벽 2시 반 귀가로 인해 그 시간에 깨어 하루 종일 잠도 안 자고 버티더니, 지난 일요일은 완전히 시체처럼 잠을 잤다. 점심 모임에 다녀온 남편이 백설기 떡을 가져왔고, 나는 그것을 눈을 감은채 우물우물 먹었고, 저녁엔 시누이 집에 다녀온 남편이 가져온 닭백숙과 죽이 있어서, 죽으로 배를 채우고, 또 잤다. 중간중간 자주 배가 아파서 설사를 여러 번 하느라 여러 번 깰 수밖에 없었으나, 또다시 바로 잠들었다. 아마도 설사로 인한 피로도 한 몫 했으리라. 거의 20시간에 가까운 시간을 잠에 취해 있었다. 분명, 나의 몸이 그만큼의 ..
2022. 4. 26.
아무도 탓하지 않고, 욕하지 않고 살겠습니다
지난 일요일 늦은 밤, 시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 치매와 더불어 몸도 가누지 못하신 채로 2년 10개월을 보내셨으니, 가족들 모두 차라리 빨리 돌아가시기를 바랐다. 콧줄에 의존하신 채, 아무것도 의식하지 못하신 채 살아가시는걸 누구보다 싫어하셨을걸 알기에, 가족들 모두 편안하게 놓아주시길 간절히 바랬다. 그래서였는지,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목놓아 우는 자식은 없었다. 다만 어머니를 다시는 볼 수 없다는 마음에, 작은 흐느낌과 더불어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역시 시어머니는 시어머니인가! 슬픔은 크지 않았고, 눈물은 잠시 스쳐 가듯 했다. 어머니가 쓰러지시기 전, 나는 어머니에게 술기운을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렸다. 내 남편 낳아주시고, 착하게 길러주셔서 감사한다고. 그래서였겠지! 내 마음의 말을 어머니께 고..
2022. 4. 23.